자국 정부의 음악저작권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소규모 인터넷 라디오 업체(웹캐스터)들의 반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중소규모 웹캐스터들은 음악저작권료를 절반으로 낮추기로 한 미 의회도서관 산하 저작권국(Copyright Office)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 조치가 업계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저작권국은 음악저작권 로열티를 당초 곡당·청취자당 0.14센트에서 0.07센트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웹캐스터들은 “업체들이 영세하기 때문에 더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웹캐스터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다른 데도 있다. 새 안에 따르면 웹캐스터들은 오는 10월까지 지난 98년부터 방송된 모든 음악에 대한 저작권료를 소급해 지불해야 하며 11월부터는 매달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 웹라디오 ‘소마FM’을 운영중인 러스티 호지는 “지난달 매출은 기부금을 포함해 4000달러였다”면서 “새 체계를 따를 경우 월 매출의 2배가 넘는 1만500달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웹캐스터들은 새 안에 맞출 경우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CLA와 뉴욕대학교 등 많은 대학들이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중단했고 이번 조치 발표 후에만 해도 이미 200개의 웹캐스터들이 문을 닫았다. 특히 “새로운 로열티 체계를 감당할 능력이 없어서 서비스를 포기하기로 했다”는 지난 95년 출범한 미국 최초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 KPIG의 발표는 웹캐스터들에게 새 로열티 체계가 갖고 있는 ‘미완의 공포’를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새 안을 놓고 양측간 공방도 치열하다. 미 음반산업연합회(RIAA)의 힐러리 로센 회장은 “이번 문제가 거대 음반업계와 중소규모 ‘구멍가게’간의 대결로 비쳐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채소를 구비할 돈이 없는 식료품점은 문을 닫아야 하는 게 이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휴스턴 소재 라이스대학의 윌 로베디는 “많은 방송국들이 로열티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돈을 내기 싫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구조적인 문제를 들고 나왔다.
새로운 저작권료 체계에 부닥친 웹캐스터들의 대응은 현재까지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지고 있다.
첫째는 저작권국의 최종안에 반대해 미 워싱턴DC 연방순회법원에 항소, 최종안의 거부·수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웹캐스터들은 이 방안을 선호, 1만개의 웹캐스터들이 이미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웹캐스터들은 “충분히 음악산업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저작권료를 면제받고 있는 공중파 라디오 방송업계처럼 판사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 하나는 로열티가 없는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서버를 옮기는 방안이다. 브로드캐스트닷컴을 운영해본 마크 쿠반은 “다수의 방송국들이 캐나다 등으로 서버를 옮기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릭 바우처 하원의원(버지니아, 민주당) 등이 추진중인 로열티 경감법안도 웹캐스터들에게는 최후의 방패막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