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가 델에 대한 프린터·스캐너·카메라 등의 공급을 중단한다.
24일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다이앤 론컬 HP 대변인은 “델이 프린터 시장 진출 의사를 보여 더 이상 델에 프린터 등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같은 사실을 델에 23일(현지시각) 통보했다”고 밝히며 “델의 매출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다른 재판매업자(리셀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HP에 이어 세계 2위 개인용컴퓨터(PC) 업체인 델은 지난 98년부터 HP 제품을 판매해 왔는데 현재 자사 웹사이트에서 HP의 프린터·스캐너·디지털카메라 뿐 아니라 HP의 개인휴대단말기(PDA:Personal Digital Assistant)인 ‘조나다’까지 판매하고 있다. 스티브 밀루노비치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HP가 델을 통해 올리는 연간 매출이 90억달러에 달하는 HP의 이미징 하드웨어 매출 중 3%가 약간 넘는 3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P의 조치에 대해 마이크 마허 델 대변인은 ‘놀랐다’는 반응과 함께 “단순히 프린터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만으로 그같은 조치를 취하다니 매우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제록스, 렉스마크, 캐논, 브러더 등과 같은 다른 프린터업체와도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HP의 이번 조치로 그다지 피해는 없다”고 덧붙이며 “만일 우리의 고객이 HP 프린터를 원한다면 다른 유통망(디스트리뷰션 채널)을 통해 구입, 이를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델이 자가 브랜드 프린터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수익성이 높은 잉크젯 프린터 때문인데 델의 한 사장은 지난주 오스틴에 있는 한 언론과 인터뷰중 “올 연말까지는 델 브랜드의 프린터를 선보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현재 미국 컬러 잉크젯 프린터 시장의 점유율은 HP가 43%로 선두이고 이어 렉스마크(20%), 엡슨(17%), 캐논(11%)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도 HP가 37%로 큰 격차의 1위를 기록했고 엡슨(24%), 캐논(18%), 렉스마크(14%) 순으로 점유율을 보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