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방향 프로그램 가이드 시장 젬스타 `독주` 제동 걸린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관문인 ‘양방향 프로그램 가이드’ 시장을 잡아라.

 C넷에 따르면 최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프로그램 가이드 업체인 젬스타-TV가이드인터내셔널이 프로그램 가이드와 관련한 특허를 부당하게 사용해왔다고 행정처분을 내림에 따라 다른 경쟁 업체들도 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

 ITC의 이번 결정은 젬스타가 경쟁사들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조지아주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젬스타는 전체 시장의 80%에 달하는 1600만 가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대의 양방향 프로그램 가이드 업체다. 그동안 경쟁사들은 리스팅 포맷, 온스크린 가이드 등과 같은 젬스타의 특허 때문에 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왜 양방향 가이드인가=현재 양방향 프로그램 가이드 시장은 TV가이드 업체들은 물론 케이블, TV,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방대한 콘텐츠를 일일이 찾아다닐 수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 가이드가 중매인 또는 프로모터의 역할을 할 수 있어 새 TV쇼, 가입자 서비스, 유료시청물 등을 살리거나 죽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방향 가이드는 광고와 소매 매출을 가져다 주는 ‘t커머스(television commerce)’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조시 번오프는 “소비자들은 보다 많은 시간을 양방향 가이드와 함께 보낼 것”이라며 “야후나 AOL 등이 사람들을 인터넷으로 이끄는 것처럼 가이드 업체는 강력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콘텐츠의 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양방향 가이드는 텅빈 상점의 유리창 장식물과 같은 처지에 머물고 말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만일 선택할 만한 콘텐츠가 없다면 그같은 정교하고 복잡한 기술을 사용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서핑 패턴을 기반으로 특화된 광고를 내보내주는 웹 추적 소프트웨어처럼 양방향 가이드의 개인화 기술에 대한 논란도 우려된다.

 ◇특화제품 개발 경쟁 치열=이미 많은 수의 양방향 가이드 업체들이 특화된 가이드와 이를 이용해 강력한 마케팅 공간을 만들어주는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메타바이트는 개인용 TV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에게 콘텐츠를 소개하고 보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주는 ‘선호결정엔진’을 개발했다. 이 회사의 기술은 사이언티픽애틀랜타의 새 셋톱박스인 ‘익스플로러 8000’에 탑재됐다.

 샌머테이오는 시청자의 기호에 맞는 7개의 프로그램을 가이드해주는 ‘퀵피크(Quick Pick)’를 개발했다. 7개의 프로그램은 가장 인기있는 방송 프로그램 5개, 주문형 비디오(VOD) 영화 1개, 케이블운영자가 추천하는 프로그램 1개 등으로 이뤄진다.

 i서프TV는 높은 수준으로 개인화됐으면서도 뉴스, 날씨, 스포츠 등을 온라인 포털처럼 통합시킨 3차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프레딕티브네트웍스는 지난 5월 ‘스마트’ 가이드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을 보스턴의 가정 수백 곳에서 시험 운영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이 시청하는 프로그램과 콘텐츠, 광고 등을 기반으로 개인적인 선호도를 살피고 있다. 이 회사의 기술은 생체기술을 이용해 4인 가정의 각 구성원 취향을 개별적으로 구분해낼 수 있다.

 케이블 사업자에 대한 지분을 갖고 있는 MSN이나 AOL과 같은 웹 포털의 양방향 가이드 시장 진출도 점쳐지고 있다.

 ◇부가기능 개발도 활기=개인화된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프로그램의 필터링, 고급 탐색능력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젬스타는 가이드에 화면에서 곧바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t커머스’를 구현하기 위해 소매업체인 스카이몰을 인수했다. 또 이 회사는 가이드에 양방향 광고, 스트리밍 비디오, 전자우편, 인터넷 접속 등을 내장할 계획인데 이의 일환으로 주문형 영화의 미리보기 스트림 광고를 위해 VOD업체인 디바커뮤니케이션스의 자산을 인수하기도 했다.

 그레이스노트는 음악 라이브러리를 관리, 분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음악 장르별로 탐색이 가능하고 잘못 다운로드한 파일을 제거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그레이스노트의 CEO인 데이비드 하이먼은 “하드디스크에 수천곡의 노래가 있다면 이를 관리해야할 필요가 생긴다”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