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AOL타임워너를 비롯한 유럽 최대 전자업체 지멘스, 컴퓨터 서비스 업체 EDS, 통신용 반도체 업체 아기어시스템스 등이 4∼6월 결산결과를 발표했다.
AOL타임워너는 합병 후 처음으로 순익을 올렸지만 같은 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발표로 주가가 하락해 빛이 바랬고 지멘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키로 했다. EDS는 월드컴 사태의 유탄을 맞아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거뒀으며 아기어는 주력 통신시장 침체 속에서 손실 폭을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AOL타임워너=2분기 결산에서 3억9400만달러(주당 9센트)의 순익을 냈다. 이는 애널리스크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1월 AOL과 타임워너가 합병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AOL타임워너는 영업권 상각 등으로 7억3400만달러(주당 17센트)의 손실을 냈었다.
특별비용을 제외한 순익은 주당 24센트로 지난해와 같았으나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보다 2센트 많았다. 매출 역시 추산치 100억달러를 웃도는 106억달러로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늘었다.
AOL타임워너는 3분기 매출이 2분기와 같은 수준에 그치되 연간 매출 증가율은 5∼8%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온라인 서비스 부문인 AOL의 가입자 증가세 둔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AOL은 2분기 49만2000명이 신규로 가입, 전문가들의 예상치 100만명에 훨씬 못미쳤다. 또 광고매출도 42% 줄었다.
한편 SEC가 AOL타임워너의 조사에 착수하면서 24일 이 회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리처드 파슨스 최고경영자(CEO)는 SEC가 AOL의 광고수입과 관련한 회계처리의 적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파슨스는 “SEC가 사실확인 차원에서 조사에 들어갔다”며 “이번 조사는 언론보도에 따른 것으로 회계처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지는 AOL이 2000년부터 매출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부풀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멘스=전화네트워크 사업의 비용절감 효과로 회계 3분기 순이익이 7억2500만유로(7억1600만달러)를 기록,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4억9200만유로였다. 그러나 지멘스의 회계 3분기 매출액은 4% 감소한 205억유로를 기록했고 주문량도 190억유로까지 떨어졌다.
결산발표와 함께 지멘스는 만네스만 플라스틱 기계 부문을 포함한 7개 사업부문을 콜버그크개비스로버츠(KKR)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17억유로(16억9000만달러)로, 매각되는 주요 부문은 이밖에 디마그 크레인스 앤드 컴포넌트와 가스탐사 장비부문 스태빌러스, 네트워크 시스템스, 미터링 및 세라믹 부문 등이다. 이들 7개 부문의 연매출 총합은 35억유로로 종업원 수는 2만2000명이다. 이로써 지멘스의 사업부문은 20개에서 13개로 축소됐다.
◇기타=세계 2위 컴퓨터 서비스 업체 EDS는 지난해 2분기 3억달러 순익(주당 62센트)에 비해 다소 증가한 3억1600만달러의 순익(주당 64센트)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3억8300만달러(주당 76센트)에 비해 크게 못미치는 실적이다.
이에 대해 제임스 댈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월드컴에 물려 있는 금액이 1억달러를 넘어선다”며 “월드컴 사태만 없었다면 실적은 예상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EDS는 월드컴과 11년에 걸쳐 64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매출은 54억8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50억9000만달러에 비해 7.5% 상승했다.
아기어시스템스는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3억3200만달러의 손실(주당 20센트)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의 11억달러(주당 68센트)에 비해 손실 폭을 줄였다. 이 기간 매출은 5억6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가까이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분기에 비해서는 1.6% 증가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