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리 국번 가입할 수 있나요.’
최근 이동전화 본사와 대리점에는 세 자리 국번 가입(01×-국번-희망번호)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온다. 이동전화 가입자가 많아지면서 신규가입자의 국번호가 대부분 네 자리로 배정되는 등 세 자리 국번으로 가입하기가 점차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세 자리 국번을 선호하는 이유는 네 자리에 비해 외우기 쉽고 남에게 알리기도 용이하기 때문. 또한 세 자리 국번은 오랫동안 이동전화를 사용한 장기가입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통신사업자들에 따르면 주로 30대 이후의 남성, 특히 업무용으로 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 세 자리 국번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세 자리 선호경향이 20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1600만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우 011 세 자리 국번 자원은 거의 고갈된 상태. 017 번호는 세 자리 자원이 있긴 하지만 수년 내에 정부에 번호를 반납할 예정이어서 신규 가입을 권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기존 세 자리 국번을 보유한 011 가입자가 해지할 때만 사용이 가능하다. 한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세 자리 국번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국번이 없어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후발사업자들의 세 자리 번호는 아직까지 여유가 있다. KTF의 경우 016 가입자 수는 600만명 정도로 약 80만명의 세 자리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 018 번호는 400만 이상 여유가 있는 데다 외우기 쉬운 이른바 ‘골드번호’도 많은 상황이다. LG텔레콤의 가입자가 430만명 정도라 특별 관리번호 100만개를 제외하고 대략 200만명 가량의 세 자리 가입자 유치가 가능한 상황이다.
후발사업자들은 아직 남아있는 세 자리 국번의 번호자원을 활용해 가입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세 자리 국번 번호자원으로는 사업자당 1000만명까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 현재 허용된 국번호는 200번에서 899번까지며 이중 정통부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묶어둔 번호자원이 200만개, 네 자리 번호용인 9번대를 제외하면 사업자당 700만명의 가입자가 가능하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