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전화벨 한번 울리고 끊는 `원콜`로 몸살

 한번 전화벨이 울리고 끊기는 이른바 ‘원콜’이 결국 통신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으로까지 등장했다.

 ‘원콜’은 올해 들어 일본내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성인정보 전화서비스 업체의 이른바 ‘마케팅’ 수단이다. 일단 이동전화로 전화를 걸면 상대방 단말기에 전화번호가 남는다는 점을 악용해 불특정다수에게 한번만 전화벨을 울리는 전화를 걸어 자사의 전화 서비스 번호를 남긴다. 만약 모르는 번호를 받은 이용자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재다이얼을 하면 바로 전화 성인정보 서비스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이들 업체가 가입비 명목으로 한번 통화에 몇 만엔을 요구하는 등 최근 일본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원콜’이 점차 기승을 부림에 따라 통신서비스사업자 입장에서는 직접 통화까지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통화료를 부과할 수 없지만 교환기 등에는 처리에 부담을 주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NTT서일본은 오사카에서 전화가 잘 걸리지 않는 통화장애가 일어난 원인으로 ‘원콜’을 지목했다. 특정 회선으로부터 연속적이고도 기계적으로 보내진 발신이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NTT서일본에 따르면 25일 오전 10시경 오사카내의 가입자 교환기로부터 대량의 발신번호가 이를 통괄하는 중계교환기에 보내졌다. 발신량이 중계 교환기의 신호처리 능력을 넘어섰기 때문에 약 15분후 발신 규제 조치를 취해 12시경에는 대량통화 상태를 대부분 해소시켰다. 다시 2시간이 지난 오후 2시 10분경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 발신 규제를 해제했다.

 NTT서일본은 이번에 원인이 된 대용량 발신이 ‘(상대방이 나오지 않아) 통화가 성립되지 않는 이동전화로의 발신’이라는 점에서 ‘원콜’과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발방지책으로서 기계적인 대용량 발신이 계속돼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통화를 중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한 단시간내 이뤄지는 대용량 발신을 규제하는 기술 개발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동전화서비스업자와 이용자를 괴롭혀 온 ‘휴대폰 스팸메일’에 이어 다시 새로운 골칫거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