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나 구조대원에 특정지역의 초정밀 3차원(D)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는 최첨단 영상시스템이 나왔다.
고성능 컴퓨터 메이커인 실리콘그래픽스(SGI:Silicon Graphics)는 최근 이른바 ‘망막 스캐너’라 불리는 3D 영상장치를 휴대한 이의 주변환경 정밀영상정보를 시시각각으로 제공해 주는 ‘비주얼 에리어 네트워크(Visual Area Network)’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엥림고(Eng Lim Goh)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마운틴 뷰의 SGI 본사 브리핑센터에서 영화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출연하는 과학영화에서 나오는 장치와 흡사한 인공 눈을 장착한 날렵하게 생긴 장치를 머리에 쓴 채 이 시스템 시연회를 가져 시선을 모았다. 그는 “이 장치로 실제세계와 가상세계를 나란히 볼 수 있다”며 “반테러 전쟁에서는 신속하고 정교한 의사결정이 중요한데 여기에 이 장치가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에 있는 마이크로비전 (Microvision)이 제작한 망막 스캐너는 실리콘그래픽의 신기술 ‘비주얼 에리어 네트워크’ 구성장치의 하나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이달말 텍사스에서 열리는 컴퓨터 그래픽 관련 국제회의에서 선보일 예정인 실리콘그래픽스 정밀 그래픽 보드인 ‘인피니트 리얼리티 4(Infinite Reality 4)’다.
엥림고 CTO는 실리콘그래픽스가 ‘인피니트 리얼리티 1’으로 거의 6년 전에 이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처음에 나온 ‘인피니트 리얼리티 1’ 그래픽 보드는 16∼24MB 분량의 영상을 보여주었으나 ‘인피니트 리얼리티 4’는 최고 1Gb분량의 영상을 담을 수 있어 특정지역의 정밀영상을 실시간으로 조작하며 받아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특정장소나 물체의 영상을 깊이있고 포괄적으로 재현하는 게 특징이다.
이 회사 마이클 브라운 첨단그래픽 마케팅팀장은 “보통 사람의 눈이 900만픽셀(화소)의 영상정보를 볼 수 있으나 ‘인피니트 리얼리티 4’는 최대 1억3000만픽셀의 영상을 재현한다”며 “그룹내 모든 사람이 특정부분의 정밀영상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CTO는 “이 기술은 로스앤젤레스 중심부를 비롯해 여러 종류 지형의 정밀 3D 영상을 재현하는데 이용돼 왔다”며 “이런 영상은 실시간으로 보거나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으며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식별할 수 있어 의학이나 산업용으로도 이용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기술은 군사작전에 응용된다. 지휘관은 군대 위치를 확인하고 지형을 숙지하는 데에 이 장치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영상은 벨트에 차는 휴대형 PC가 달려있는 망막스캐너를 이용하는 비주얼 서빙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지상부대에 보내진다. 고 CTO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군인은 특정 빌딩 내부로 진입하기 전에 내부모습을 사전에 볼 수 있고 마우스를 이용해 영상을 조작할 수 있다”며 “미군이 이 시스템을 시험평가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2년안에 이 기술이 휴대폰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군사용 하이테크 시스템의 신뢰성에 대해서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문에 대해 “영상정보가 아주 사실적이고 선명도가 높으면 실수가 줄어들 수 있으며 우리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공식 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