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반기 전자수출 전망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율급락 등으로 우리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어 걱정이다. 미국발 금융태풍은 우리경제와 증시에 적지않은 위협이 되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하락이 자동차·중공업·섬유 등 주요 제조업 분야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등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의 주력산업인 전자부문의 수출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반기 전자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늘어나고 내수·생산·투자·경영여건 등 모든 수급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니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는 이같은 전망처럼 수출이 늘어 우리 경제에 드리워진 먹구름을 거둬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최근 산업자원부가 주요 전자업체(93개)를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2002년도 하반기 전자산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대비 33.5%(335억달러), 내수는 22.6%(39조5000억원)가 늘어난다. 미국의 경기불안으로 인한 암운이 전세계로 확산되는 등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자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신학기 시작과 연말특수 등 계절적 수요와 함께 정보기술(IT) 및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신제품 및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교체수요 덕분이라고 한다.

 더욱 반가운 일은 전자수출 증가가 국산 제품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 제고, 수출시장의 다변화, 세계경기 회복에 힘입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가정용 기기의 경우 우리기업의 공격적인 해외시장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면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9%(57억달러) 늘어나고, 컴퓨터·모니터·이동전화 등 산업용 기기는 계절적 수요와 미국 기업의 PC 교체에 따른 대체수요 증가로 10.9%(135억달러)가, 전자부품은 TFT LCD와 CRT 등 주력 수출품목의 지속적인 수출호조로 작년 동기 대비 15.0%(28억달러)가, 반도체는 PC 교체시기와 PC당 메모리 장착률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전년 대비 126%(128억달러)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내수시장도 경기회복에 따른 기대감과 신제품 확산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IT산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cdma20001x서비스 등 새로운 모바일 디지털 제품에 대한 수요증가에 힘입어 반도체가 전년 동기 대비 46.9%(16조4000억원), 산업용 기기가 9.7%(13조8000억원) 늘어나고, 가정용 기기와 전자부품도 각각 13.7%(3조6000억원)와 7.4%(5조5000억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변수는 많다. 미국의 경기회복 여부가 수출목표 달성에 직결될 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가중과 환율불안에 의한 환차손 증대 그리고 과잉설비 부담 확대 등도 우려되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환율안정이 시급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환율안정에 성급히 나서거나 아니면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부진을 내수부양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고 본다.

 이런 때는 편법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기업의 경우 원가절감, 아웃소싱 확대, 구조조정 가속화 등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면서 미래 핵심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정부도 투자촉진·수출진흥·금융안정화 등 우리 경제계에 드리워진 먹구름을 조기에 제거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우리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