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끝난 지도 거의 한달이 돼간다. 그러나 축구 열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프로축구가 열리는 경기장마다 팬들로 북적인다. 꿈나무들의 축구 입문도 잇따르고 있다. ‘4강신화’의 열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또하나의 월드컵인 ‘IT월드컵’은 ‘과거형’이 되고 있다. 생산 유발효과가 몇조원이니, 브랜드 가치가 몇%나 올랐느니 하며 IT월드컵을 홍보했던 정부가 점차 침묵속에 빠져들었다. ‘포스트 IT월드컵’이라는 이름으로 갖가지 정책을 내놓았으나 실천이 없다.
사실 우리의 IT월드컵은 너무나 성공적이었다. 월드컵 기간에 초고속인터넷, IMT2000, 무선랜 등 세계 최첨단의 IT기술을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런데 현재로선 일회성 깜짝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드컵 전까지만 해도 뚜렷했던 IMT2000 서비스 일정은 월드컵이 끝나고 되레 불투명해졌다.
“88올림픽이 그랬어요. 당시 우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첨단 기술이 크게 발전했으나 이를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이번에도 ‘미완성 교향악’이 될 수 있어요.”
29일 전자신문과 ‘IT월드컵, 성과와 도전’이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를 공동 개최한 지식문화재단의 곽치영 이사장 겸 국회의원은 이같이 걱정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참석자들은 “이번 IT월드컵이 ‘4강신화’ 못지 않는 성공을 거뒀으나 미완성이며 앞으로 정책을 어떻게 펼쳐나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정부부처들이 최근 내놓는 ‘포스트 IT월드컵’ 대책도 실행중이거나 하반기중 계획한 정책을 뭉뚱그려 발표한 게 대부분이다. 어차피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없는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새 이름으로 포장하기보다 이를 민간에 접목시킬 수 있는 실천방안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길거리 응원에 나섰던 젊은이들은 한달후 뙤약볕임에도 축구장을 찾고 있다. IT월드컵을 진두지휘한다고 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던 IT정책 관료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