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가 재정기록 공개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출한 전 이사와의 법정 싸움에서 패했다.
AP에 따르면 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소재 캘리포니아주 최고법원은 ICANN에 대해 그동안 관리상의 어려움을 명목으로 공개를 회피해온 재정기록 등 내부 자료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최고법원 진트라 자나브스 판사는 “다음달 9일까지 기밀로 분류하지 않은 자료들을 칼 오이에르바하 이사에게 온라인으로 보내고 다음주까지는 그로 하여금 서류들을 제한된 장소에서 조사할 수 있게 하라”고 판결했다. 판사는 그러나 오에이르바하 이사에게 자료들을 복사할 수 있는 권리는 주지 않았다.
이와 함께 자나브스 판사는 “오이에르바하 이사가 자료신청에 앞서 ICANN측에 적어도 열흘 이전에 신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ICANN의 자료공개를 둘러싸고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양측간 공방 제1라운드는 오이에르바하 이사와 시민단체의 승리로 끝났다.
이와 관련, 오이에르바하 이사는 “18개월 전부터 열람을 희망했던 자료들”이라면서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ICANN의 메리 휴이트 대변인은 “판사의 명령으로 자료공개를 둘러싼 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CANN은 항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에르바하 이사는 그동안 “ICANN이 공공의 이익보다는 상업적 이익에 눈이 어두워 자료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해왔고 전자프런티어재단(EEF)같은 시민단체는 “ICANN 경영진들이 권력을 남용한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 이사들이 상황을 잘 알아야 ICANN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를 지원해왔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