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서명 활용도 높여야

 정부가 전자정부 구현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각 부처의 전자서명 활용도가 낮아 정보통신부가 해당 부처에 협조공문을 보내 공인 전자서명을 많이 이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전자정부 구현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각 부처와 기관들의 전자서명 활용이 기대 이하이고 이것이 정보화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 이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잘아는 것처럼 전자정부는 정보사회의 새로운 정부모형이다. 대국민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행정의 투명성 등을 확보할 수 있어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 등 세계 각국은 전자정부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도 디지털시대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오는 10월부터는 본격적인 대국민 전자정부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이를 입안하고 추진하는 정부기관들이 전자서명을 적극 이용하지 않아 정보통신부가 협조공문을 보내 이를 독촉할 지경이라면 이는 이율배반적이다. 그동안 누차 강조한 전자구현의 강력한 정책의지를 의심케 할 수 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5개 정부기관이 추진하는 199개의 정보화 사업 가운데 37개 사업은 전자서명이 필요하건만 이중 16개 사업만이 전자서명을 적용하고 있었고 그나마 공인 전자서명을 적용하는 사업은 1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반면 민간 부문에서는 인터넷뱅킹·사이버트레이딩 등에서 전자서명 이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정부기관과는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전자정부 구현은 21세기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사안이다. 사이버시대를 맞아 전자정부를 구현해야 생산성 제고와 국정의 투명성 등을 확보하고 대국민 서비스 질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의 정보인프라는 이미 선진국 수준이다. 외국에 비해 전자정부 구현에 유리한 점이 많다. 정부도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10월부터 인터넷 민원처리사업, 인터넷 국세서비스사업, 4대 사회보험정보연계사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4400여종의 전체 민원 서비스에 대한 안내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이중 400여종의 서비스는 민원인이 직접 관공서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전자정부가 구현되면 민원서류 발급에 따른 인적·물적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국가적으로 보면 엄청난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더욱이 모든 행정업무가 투명하게 처리됨으로써 부처간 업무통합이나 조정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같은 전자정부의 성공적인 구현과 운영을 위해서는 민관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 첫째가 전자서명의 활용도를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이 전자서명 인증받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전자서명 인증은 전자정부의 주민등록증이다. 전자서명을 발급받아야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모든 민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 각 부처와 기관들이 이 일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전자서명이 각계각층으로 빨리 확산될 수 있다. 그런점에서 해당부처와 기관의 분발을 촉구한다. 둘째는 대국민 전자정부 서비스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국민이 이 서비스 제공으로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고 편리하다면 사용자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그러려면 서비스 대상을 계속 늘려야 할 것이다. 셋째는 공인인증기관간 상호연등과 국가간 전자서명 상회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