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그래픽 압축 표준기술인 JPEG(Joint Photographic Experts Group)에 대해 미국의 한 영상회의 전문업체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세계 컴퓨터업계와 가전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30일 뉴욕타임스는 “포젠트네트웍스가 소니 등 일본의 디지털카메라 업체와 JPEG 관련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도 50개 이상의 업체에 대해서 특허 라이선스를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소니 대변인은 포젠트의 기술을 라이선스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라이선스를 맺은 배경과 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설명을 거부했다.
JPEG은 웹이나 전자우편으로 사진을 송·수신하는 데 있어 사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기술로 디지털카메라를 비롯해 프린터·스캐너·PC·소프트웨어 등 각종 전자제품의 알고리듬에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포젠트는 JPEG에 사용되는 일부 기술에 대해 자사가 지난 87년 특허 출원했으며 2004년까지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컴퓨터 등 세계 IT업계는 만일 포젠트의 특허가 인정될 경우 그 가치가 1억∼3억달러 규모에 불과하지만 가뜩이나 채산성 악화로 허덕이고 있는 컴퓨터 및 가전 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포젠트의 특허권 주장은 IT업계의 광범위한 반발을 초래하고 있는데 ‘데이터 압축 핸드북’의 저자로 압축기술 전문가인 마크 넬슨은 “만일 포젠트의 뜻대로 특허가 인정된다면 이는 재앙”이라며 “포젠트의 특허 기술이 JPEG 표준을 제대로 구현했는지, 또 그 특허를 적절히 획득한 것인지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60년대 벨연구소에서 압축 전문가로 일했던 펜실베이니아대의 데이비드 파버 교수도 “포젠트가 다른 업체에 라이선스를 강제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포젠트 측은 자사의 특허가 유효하다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 회사 CEO 리처드 스나이더는 “특허 주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지난 1년간 10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포젠트의 특허는 이 회사가 지난 97년 데이터 압축 및 영상회의 전문업체인 컴프레션랩스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으로 사장돼 있다가 스나이더가 새로 CEO로 부임하면서 포젠트가 소유한 40개 특허에 대해 그 가치를 재검토, 이 과정에서 되살아나게 됐다.
이번 특허 논란은 지난 97년 유니시스가 GIF(Graphics Interchage Format) 표준에 사용된 기술에 대해 특허권을 주장한 것과 유사한데 이후 많은 사용자들은 이후 GIF 대신 다른 공개표준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 JPEG은 디지털 이미지 교환 표준을 제정하는 독립단체인 JPEG이 90년 정의한 기술 표준으로 파일 크기에 비해 높은 품질의 이미지와 많은 수의 색상을 표현해주는 특징이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