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별정통신사업자들의 기업용 인터넷전화(VoIP) 사업에 찬물을 끼얹고 나섰다.
30일 KT와 별정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기업의 인터넷전화 도입추세에 따른 기업용전화회선사업 부문의 매출감소를 막기 위해 구내교환전화이용약관을 변경했다.
KT는 6만원씩이던 구내자동착신회선(DID:Direct Inword Dialing)과 발신전용회선(DOD:Direct Outword Dialing)의 가입비를 각각 9만2000원, 2만8000원으로 변경하고 5200원이던 통화기본료도 각각 8000원, 5700원으로 변경하는 등 회선요금을 ‘착신은 비싸게, 발신은 싸게’ 차등 적용했다.
KT는 또 “KT국선을 접속한 구내교환설비에 타전기통신회선을 접속해 사용코자 할 경우 KT에 신고해야 하며 타전기통신망 회선은 국선과 접속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을 유지해 별정통신사업자 등이 기업 구내교환설비에 회선을 접속하는 행위를 견제키로 했다.
이에 따라 KT에 착신회선만 신청하고 별정통신사업자의 인터넷전화를 발신회선으로 도입해 통신비용을 절감해오던 많은 기업이 추가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으며 인터넷전화를 내세워 기업의 발신회선 시장을 적극 공략해온 별정통신사업자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KT측은 “인터넷전화의 도입으로 음성시장이 줄어드는 동시에 발신회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 발생하는 수지악화를 막기 위해 가입비와 통화료를 재조정했다”며 “특히 전용회선을 설치해야 하는 착신회선은 발신회선에 비해 공급원가가 높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T측은 또 약관내용에 불공정경쟁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내교환전화 관련 약관은 승인 대상이 아니라 신고 대상이므로 규정상 문제가 없으며 정통부 및 다른 유선통신사업자와도 사전에 협의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별정사업자들은 “기업대상의 영업을 근본적으로 방해하는 수단”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별정통신사업자의 연대기구인 통신재판매사업자협회(KTRA·회장 박중현)는 이날 삼성네트웍스·SK텔링크·LGMRO·새롬기술 등 13개 업체 관계자가 모인 가운데 긴급회의를 가졌다.
KTRA는 이번주 내에 각자 피해사례를 조사한 뒤 KT와 정통부측에 이용자보호와 공정거래를 침해하는 약관의 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KTRA의 한 관계자는 “KT의 약관변경에 따라 기업가입자가 탈퇴하는 등 경쟁체제가 흐트러지고 있다”며 “기업고객이 별정사업자의 발신회선을 사용하는 것을 막고 발신회선과 착신회선 통합을 강요하는 등 KT의 불공정한 행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