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휴렛패커드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마저도 인피니밴드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중단키로 결정함에 따라 보편적인 서버 네트워킹 기술로 자리잡을 것으로 여겨지던 인피니밴드 기술이 기로에 서게 됐다.
C넷은 MS가 연말에 출시될 예정인 차기 서버용 운용체계 ‘윈도닷넷’에 인피니밴드 지원 소프트웨어를 포함시키려던 계획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MS측은 성명서를 통해 “직접적인 인피니밴드 지원을 위한 개발을 중단키로 결정했으나 윈도에 플러그인되는 다른 기업의 인피니밴드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MS측은 인피니밴드 지원 철회에 대한 배경으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인피니밴드의 도입보다는 기존 이더넷 네트워킹 기술을 확대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MS측은 “기가비트이더넷 기술은 현재 인피니밴드만큼의 높은 성능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추가 소프트웨어나 관리비용 없이도 서버 성능에 대한 높은 요구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렛패커드의 한 서버 담당 임원도 지원 철회를 발표하면서 “대부분의 고객이 인피니밴드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해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초 보편적인 네트워킹 기술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던 인피니밴드는 현재 고성능 서버용 특수 기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MS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저가 서버 시장에서는 이제 인피니밴드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인사이트64의 애널리스트인 나단 브룩우드는 “한때 인피니밴드가 대형 서버에서 데스크톱에까지 운영될 것으로 인식되던 때가 있었다”며 “기술이 진보하고 소비자들의 이해가 높아짐에 따라 인피니밴드는 하이엔드 솔루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풀이했다.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지원철회 발표에도 불구하고 인피니밴드 업계는 여전히 인피니밴드의 성공을 주장하고 있다.
윈도용 인피니밴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는 JNI의 이사이며 인피니밴드통상협회(ITA)의 위원인 크리스 윌더무스는 “오는 2006년에 1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피니밴드 시장은 틈새시장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인텔의 인피니밴드 아키텍처 담당 마케팅 매니저이며 ITA 위원인 앨리슨 클라인도 “인피니밴드는 이더넷에 비해 서버 프로세서에 주는 압박이 덜하다”며 “데이터센터 매니저들이 인피니밴드를 채택하려는 것은 큰 노력 없이도 데이터센터의 자원 활용도를 높이고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신생 인피니밴드 업체인 멜라녹스의 부사장 케빈 데이어링은 “윈도가 인피니밴드 디바이스와 연결되도록 하는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면서도 “MS의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피니밴드가 유사한 고속 네트워킹 기술로 전용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는 파이버채널처럼 MS의 직접적인 지원 없이도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