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달 1일부터 시행하는 새로운 라이선스(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 정책인 ‘라이선싱6’(Licensing 6)에 고객들의 불만이 높다.
이 제도는 일반 소비자에는 영향이 없고 MS 제품을 대량으로 구입, 사용하는 기업·학교·공공기관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라이선싱6은 작년 5월 처음 발표된 이래 고객들의 불만이 잇따르면서 두번이나 시행이 연기되는 ‘고초’을 겪었는데 MS는 “더 이상의 연기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가트너를 비롯해 유수 시장조사기관들은 그간 “MS 고객 중 대다수가 라이선싱6에 반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왔는데 이들은 7월 31일으로 마감된 ‘라이선싱6’ 서명 기간동안 MS 고객 중 약 3분의 1만이 ‘라이선싱 6’에 서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MS는 ‘라이선싱6’에 서명한 기업체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단지 “우리가 내부적으로 세운 목표치에는 도달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라이선싱6으로 MS의 경쟁제품인 리눅스나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타오피스 등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점치는 한편 MS로서도 잃을 것이 없는 게임으로 보고 있다.
◇라이선싱6이란=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오픈(중소기업용), 실렉트(대기업), 엔터프라이즈 협약(일괄구매 방식)이라는 3가지 라이선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중 라이선싱6의 시행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오픈과 실렉트다. 라이선싱6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SA(Software Assurance)로서 이는 계약기간(2∼3년) 동안 MS의 새로운 제품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보장 받는 대신 가입자당 연간 사용료를 미리 내는 것이다. 즉 일종의 ‘보험’ 성격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기 전 MS의 상태는 고객들이 ‘오피스’ 애플리케이션 업그레이드 기간을 3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사건이 많아져 매출 격감에 전전긍긍하던 시기였다. MS는 이번 조치로 2∼3년이라는 일정기간마다 정기적으로 비용을 받음으로써 안정적 매출 구조를 갖출 수 있게 된다.
◇고객들 왜 반발하나=두번의 연장 끝에 시행되는 라이선싱6에 대해 MS 고객들은 “비용이 이전보다 더 많이 들어간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라이선싱6이 시행되면 대량구매(볼륨) 라이선스 가격이 이전보다 33∼107% 정도 더 들어갈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실제 남서부에 소재를 두고 있는 한 대기업의 기술 매니저는 “MS의 새 라이선스는 우리 회사의 IT예산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초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라이선싱6 때문에 새 헬프데스크 시스템이나 새 SQL서버 구매 그리고 추가 엔지니어 고용 등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는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MS는 고객들에게 새 라이선스의 장점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하고 있으면서도 또 다른 연기는 없다는 입장인데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는 지난주 열린 애널리스트와의 연례 콘퍼런스에서 “고객들이 새 라이선스 정책에 반감을 갖고 있는 걸 알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라이선스를 고객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MS 불로소득=대부분 라이선스에서 얻어지는 MS의 ‘불로 소득’은 2001 회계연도(2001년 7월∼2002년 6월)에 77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이 회사는 2002회계연도(2002년 7월∼2003년 6월)에는 이보다 약간 적은 60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2002년 회기의 연간 예상 매출 320억달러 중 약 20%에 달하는 액수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