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였던 미국 경제가 다시 소비 위축과 무역적자 확대 등으로 하강곡선을 긋고 있다.
미 상무부가 31일(현지시각) 발표한 올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를 기록,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3%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직전 마이너스 성장한 지난해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림참조
미국 GDP 성장률은 지난해 1∼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후 4분기에 증가세(2.7%)로 돌아섰다. 미국 GDP 성장률은 또 올 1분기에 5%까지 치솟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을 낳았었다.
2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다시 1%대로 주저앉은 데에는 무엇보다도 소비 위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활동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2분기에 1.9% 늘어나 전분기의 3.1%보다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또 2분기 수입도 전년 동기대비 23.5% 늘어나 무역적자를 크게 확대시킨 것도 GDP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역적자 확대 때문에 GDP 성장률이 약 1.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2분기 소비위축이 식료품과 의류 등 비 내구재에 집중됐고, 자동차 등 내구재 부문의 소비는 오히려 늘어난 점은 앞으로 GDP 성장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혔다. 또 기업의 과잉재고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된 점도 투자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상무부 발표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다시 침체(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이 60∼65%에 이른다고 전망했다. 또 이코노미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도 미 경제가 2분기에 제자리걸음을 했다며, 앞으로 더블 딥 시나리오가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2분기 성장률이 실망스럽지만 앞으로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반기 성장률이 3.5%, 내년의 경우 4%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