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 국내 휴대용 게임기 시장

◆전형근 게임파크 사장

 게임보이 시리즈로 대표되는 휴대형 게임기 시장은 현재 일본의 닌텐도가 세계시장의 약 94%를 점유하고 있다. 닌텐도의 게임보이 시리즈는 11년간 전세계적으로 누적판매대수 1억대를 돌파했으며 2000년에는 포켓몬의 인기에 힘입어 약 1700만대나 판매됐다.

 이외에 SNK와 반다이가 세계시장의 나머지 부분마저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비디오 게임기 및 휴대형 게임기 시장은 일본에서 불법으로 들여오는 일본산 게임기로 채워져 나갔다. 한마디로 한국 휴대형 게임기 시장의 기반은 그동안 전무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파크는 국내 최초로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휴대형 게임기 GP32로 지난해 11월 휴대형 게임기 시장에 조심스럽게 첫 진출을 하게 됐다. 게임을 비롯해 음악, 영화, 만화, 교육 등의 콘텐츠를 하나의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휴대형 게임기의 등장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선호하는 현대사회에서 많은 환영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분야기 때문이다.

 휴대형 게임기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적 요소인 단말기와 시스템 구동을 위해 필요한 펌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동 콘텐츠 제작을 위한 개발환경, 다양한 콘텐츠 등 각종 요소를 모두 갖추어야만 한다. 이 같은 이유로 휴대형 게임기 사업은 단말기로서의 PC와 이미 보급된 다양한 개발환경을 사용할 수 있는 PC기반 게임 사업과는 양상이 크게 다르다.

 PC기반 게임 사업의 경우 양질의 게임 소프트웨어가 독보적인 중요성을 갖지만 휴대형 게임사업의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단말기와 개발환경에 대한 개발, 생산, 판매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물리적인 생산과 판매를 수반하는 휴대형 게임기 사업은 PC기반 게임에 비해 막대한 투자자금과 현금흐름을 필요로 한다. 바로 이 점이 초기진입 업체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그러나 일단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 PC기반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진입장벽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이미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단말기와 개발환경의 업그레이드가 용이하고 양질의 소프트웨어를 확보하기도 쉽다.

 국내 휴대형 게임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게임파크에서는 윈도환경에서 개발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PC환경인 원도환경은 전세계 개발자들에게 매우 친숙하기 때문에 앞으로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등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또 게임파크는 다양한 국내외 콘텐츠 개발사들의 참여를 제한없이 장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개발자를 위한 포럼 및 네트워크를 구축해 개발기술의 진보를 위한 협의 공동체를 만드는 등 개발환경의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도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콘텐츠 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바, 플래시 등 서로 다른 형식의 콘텐츠들이 게임기에서 구동된다면 다양한 콘텐츠가 확보되기 때문이다. 풍부한 콘텐츠는 게임기 효용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개발툴을 공개해 창의력과 개발력을 모두 겸비한 양질의 휴대형 게임 개발자층 형성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 사업, 아마추어 국내외 개발자 공모전 개최 등 일련의 개방정책은 휴대형 게임기 저변 확대에 필수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산 휴대형 게임기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무엇보다 게임기 판매의 붐을 일으킬 수 있는 막강한 소프트웨어도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게임개발사와 정부 소관부처가 국내 휴대형 게임기 시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휴대폰 성공에서 보듯 국내 휴대형 게임기 시장도 일본 영향에 절대적으로 노출된 블랙마켓이 아닌 독립시장으로 발돋움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jspar@gamepar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