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가트너 CRM구축 우수업체 분석 보고서

 최근의 전세계적인 정보기술(IT) 불황 속에서도 ‘잘 나가는’ 업체들이 있다. 바로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들이다. 기업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잇따라 CRM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CRM 공급업체들의 목표는 고객과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는 것. 세계적인 IT컨설팅 회사 가트너그룹은 CRM 도입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우선 회사의 CEO 등 최고경영진이 CRM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 다음으로 회사의 업무처리 과정을 개선할 것과 마지막으로 기술의 중요성을 들고 있다. 가트너그룹이 최근 펴낸 보고서(CRM 구축 3대 성공조건:사람과 업무개선, 기술)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가트너는 매년 CRM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기업을 선정해 ‘CRM 최고기업 상(Excellence Awards)’을 시상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는 CRM이 얼마나 중요한 개념으로 부상했는지 피부로 실감하게 한다.

 올해 이 상을 받기 위해 참가한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249개에 달하는데 이는 2000년(50개사)에 비해 무려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또 이들의 업종도 은행 등 금융은 물론 포장과 체신·외식 분야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CRM 최우수 업체로 선정된 뱅크원을 포함해 우수업체 6개사의 CRM 도입 사례를 분석해보면 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또 실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처리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과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 6개 업체가 CRM을 도입한 배경과 그 동안의 성과 등을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뱅크원(Bank One)=미국 6대 은행의 하나인 뱅크원 사례는 최고경영진의 지원과 전산(IS)조직 및 부서간 협력이 CRM 도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티퍼 타이(Tipper Tie)=고기 포장 업계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을 공급하는 업체로 직원이 100여 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매우 어려운 조직혁신 과정을 거친 후 CRM을 도입해 성공을 거둔 사례로 평가됐다.

 ◇캐나다포스트(Canada Post)=캐나다의 공영 우편서비스 업체다. 캐나다포스트는 새로운 기술 이상으로 전사적 차원의 인력 및 프로세스 혁신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기존의 CRM 도입 성공사례를 분석한 후 이를 벤치마크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GM/GMAC(General Motors Acceptance Corp.)=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에서 대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GMAC는 완벽하게 통합된 CRM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하드록카페(Hard Rock Cafe)=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요식업 브랜드 중 하나인 하드록카페는 CRM을 고객 경험의 향상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에 초점을 맞춘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략으로 간주했다. 이 업체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 수집 및 반영하는 것이다.

 ◇메리웨스트 크레딧 유니언(Meriwest Credit Union)=지역 금융서비스 업체인 메리웨스트 크레딧 유니언은 회원에 기반을 두었던 마케팅 환경변화로 인해 고객과 수입 확보에 있어 새로운 경쟁에 직면했었다. 이 회사는 새로운 기술과 함께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현한다는 대응 방안을 선택해 진정한 고객 중심의 기업으로 부활했다.

 이처럼 올해 CRM 우수상을 수상한 업체들은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으며 서로 다른 필요와 기대를 안고 CRM을 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수상자들은 전사적 차원에서 CRM에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올해 CRM 최우수상을 받은 뱅크원의 사례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시카고에 본사를 둔 뱅크원은 총자산 규모가 2600억달러에 달하는 거대 은행. 이 은행은 대출, 기업금융 및 개인 금융, 그리고 신용카드를 포함한 많은 서비스군의 이점을 살려 폭넓고 다양한 고객 기반을 갖고 있다.

 ◇문제=뱅크원은 다양한 분야와 영역에 걸쳐 매우 큰 규모의 클라이언트들을 보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뱅크원의 각 사업부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데이터를 다른 부서와 공유하거나 다른 서비스에 접목시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양한 제품들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파악하고 동일 고객에 대한 전방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구체화하지 못했으며 심지어는 기업 금융과 같은 특정 분야 내에서조차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뱅크원은 CRM을 도입, 보다 고객중심적인 기업으로 재탄생하고자 했다.

 지난 2000년 말 뱅크원은 기업 고객들에게 개인화된 인터넷 기반 액세스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계좌정보에 접근해 은행과 거래하고 계좌정보 관리를 보다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뱅크원은 이 서비스가 자사 CRM 도입을 위한 좋은 실험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데이터 액세스를 위한 시스템이 통합되면서 고객들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조회할 수 있게 됐다. 또 뱅크원은 레거시 시스템과 상호 정보를 교환하면서 정보를 읽어 기업 고객들에 대한 보다 나은 프로필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목표=뱅크원은 서비스 구현을 위한 시간이 제한돼 있음을 깨달았다. 새로운 CRM 기능들은 기업고객들에게 제공될 인터넷 기반 액세스 시스템과 동일한 시기에 온라인화해야만 했다.

 길지 않은 여유시간을 감안해 뱅크원은 두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첫째로 기업 CRM을 위한 패키지를 설정하고 이를 시험하고, 둘째로 기업 고객들을 위한 개선된 마케팅 프로필을 만들어 후에 동일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데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뱅크원은 다음과 같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고객들과 접촉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 확보 △채널에 관계없이 일관성 있고 긍정적인 서비스 제공 △고객 데이터의 충실한 수집과 분석을 통한 통일된 시각 마련 △고객들이 뱅크원에 대해 동일한 인상을 받게 하는 작업 △인터넷을 활용한 서비스 원가 절감 △고객 만족 극대화

 ◇접근 방법=뱅크원은 다음과 같은 시스템 요건 목록을 작성했다. △모든 채널(웹, 전화, e메일 및 직원)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통합 △기업 아키텍처와 이니셔티브에 부합되는 웹 기반 인터페이스 △고객 정보를 자세히 분석할 수 있는 능력 △입증된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여러 개의 채널에 확대 적용할 수 있는 워크플로 작성 △개인화를 위한 실시간 모델링과 의사결정

 이러한 시스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뱅크원은 자사 기업CRM 전략과 요구를 인터넷 기반 액세스 프로젝트에서 지원하기 위한 패키지를 선정하고 구현하기 위한 3개월 간의 프로젝트 초안을 작성했다.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고위 경영진의 지원을 받았다. 이 임원이 자리에서 떠난 뒤에는 새로운 스폰서의 지원을 받았다. 고위 경영진의 변화에 따라 스폰서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뒤 수 차례에 걸쳐 바뀌었지만 뱅크원은 항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 프로젝트를 위한 새로운 스폰서를 찾을 수 있었다.

 CRM 벤더를 선정하기 위해 뱅크원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았다. △은행의 여러 분야에서 요구 사항을 수집했다. △CRM 벤더 총 29개사를 선정 가능한 업체 목록에 포함시켰다. △위의 두가지 사항을 바탕으로 10가지 핵심 질문을 제기했다. △100가지 이상의 질문으로 세부 질의 목록을 작성해 최종 6개 벤더에 전달했다. △재무 상태와 함께 금융 서비스 업종 내에서 각각의 벤더에 대한 참조 사례 검토를 수행했다.

 6∼8주 동안 몇 가지 시스템을 평가한 뒤 뱅크원은 여러 사업부와 장래의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요건을 만족시킨 벤더인 E.피파니(E.piphany)를 찾아냈다. 아울러 이 벤더와 함께 현재 및 미래의 뱅크원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 제작에 참여할 융통성있는 파트너를 찾아냈다. 뱅크원은 E.피파니를 위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했다.

 이어 고객 서비스를 구현하는 첫 번째 단계에는 3개월 반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 시기에 새로운 시스템이 보안 및 액세스를 위한 LDAP(Lightweight Directory Access Protocol)를 비롯해 사이트마인더(SiteMinder), 에피센트릭(Epicentric) 및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체이지(Exchange) 등의 다른 응용 프로그램들과 통합됐다.

 성공 보장을 위해 뱅크원은 비즈니스 및 기술 인력으로 구성된 부서를 초월한 팀을 구성했다. 프로젝트 관리팀과 비즈니스 및 기술 프로젝트 매니저를 각각 한 명씩 두었다. 아울러 이 팀에는 다섯 명의 사내 프로그래머(필요에 따라 1명 추가)와 4명의 비즈니스 애널리스트(필요에 따라 1명 추가)가 포함됐다. 첫 단계를 완수한 뒤 팀은 시스템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10명의 인력으로 구성됐다. 비즈니스 인력은 프로젝트가 추가되면 필요에 따라 영입했다.

 현재 뱅크원에는 총 8개 그룹, 350명 이상의 사용자들을 지원한다. 또한 이미 새로운 버전의 E.피파니로 업그레이드해 보다 나은 웹 인터페이스와 함께 마케팅 및 프로필 작성을 위한 개선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차기 제품에서 뱅크원은 시스템이 추가 4개 그룹에 150명의 사용자들을 더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하고 고객 데이터 프로필 작성 및 분석 기능을 개선하며 투자 수익 계산을 보다 정교하게 수행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결과=뱅크원은 개인화된 인터넷 기반 액세스 프로젝트를 통해 첫 번째 버전의 CRM 제품을 적시에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이 제품을 설치해 부서별 시스템 활용 방법, 그리고 CRM의 새로운 모듈을 구현하기 위해 프로젝트 팀과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 뱅크원은 앞으로도 새로운 CRM 모듈 배치를 통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