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수 씨오텍 사장 kann@cotech.co.kr
최근 미국 나스닥 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한국의 코스닥 시장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항간에는 이러한 현상을 보고 올해도 벤처업계의 불황 탈출은 힘들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많은 벤처기업들이 벤처신화를 일구기 위해 아직도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벤처가 탄탄한 기반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지속적인 벤처신화를 일궈 나가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한 벤처기업 고유의 경영전략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안으로 다음 세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 벤처기업들은 확실한 비전이나 임무를 벤처 구성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벤처가 갖는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의 장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나 미션이 벤처기업 구성원들에게 확실하게 제시되지 못한다면 한동안 벤처에 몸담았던 많은 기술 인력들이 벤처기업을 떠날 수밖에 없다.
계속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래에 대처하는 새로운 비전 제시의 부재는 최고경영자뿐만 아니라 직원들로 하여금 우왕좌왕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새로운 비전과 그 비전 달성을 위해 벤처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적합한 임무를 부여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구성원 상호간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된 새로운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벤처 붐이 일던 90년대 말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10명 이내의 직원들로 사업을 시작했다. 벤처 초창기에는 벤처직원이라면 이것저것 다해야 한다는 인식 속에 권한과 책임이 모호한 경영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요즈음 벤처기업들의 사업규모나 직원 수를 볼 때 중소기업의 그것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해 왔다. 과거의 경영체제로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벤처기업 구성원 상호간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돼 구성원 각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는 새로운 경영체제를 다시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셋째, 자사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IT산업의 속성상 아직까지 e비지니스 모델의 구분이나 특성에 관해 공론화된 규칙이나 정의는 존재하지 않고 있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이란 자사 고유의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세상에서 그 기업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모델에는 향후 예상되는 산업환경 변화, 즉 e비즈니스와 같은 환경이 고려돼야 한다. 요즈음 코스닥 시장의 침체뿐만 아니라 벤처기업들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수익모델 부재는 기업의 존폐 위기로 연결되고 있다.
기술력과 생산력을 기반으로 하는 ‘굴뚝형 제조벤처’들이 아직까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보니 최근 일부 벤처기업들이 이러한 수익모델을 전략적 사업제휴나 M&A를 통해 찾는 현상도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들어 벤처기업들의 미래는 어둡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는 사례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테헤란로에 위치한 벤처기업들의 사무실 불이 24시간 꺼지지 않았던 모습과는 달리 최근 초저녁이면 대부분의 벤처기업 사무실 불이 꺼진다.
이러한 현상은 짧은 기간동안 급성장함으로써 자칫 자만에 빠지기 쉬운 벤처업계에 소중한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벤처는 현재의 과도기적 경험을 발판으로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각오로 지속적이고 창의적인 벤처만의 경영전략 모델을 제시할 때 월드컵 4강 신화와 같은 성공 벤처 신화가 계속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