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유통 시장 판도 바뀐다

세계 음악유통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AP에 따르면 오프라인 음반업체인 소니뮤직과 비방디유니버설이 합작 설립한 온라인 음악전송업체 프레스플레이가 인터넷에서 음악을 무제한 다운로드해 이를 휴대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이달 초부터 제공키로 했다.

 이어 워너뮤직·BMG·EMI 등 음반업체들과 인터넷 미디어업체 리얼네트웍스가 합작해 출범시킨 뮤직넷도 조만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파일교환(P2P) 서비스들이 주도해온 인터넷 음악전송시장은 물론 오프라인 음반유통업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프레스플레이는 네티즌들이 월 10달러만 내면 보유곡 10만개에 대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무제한적으로 할 수 있고 월 18달러만 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10곡의 노래를 휴대단말기로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로써 네티즌들은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에서 전송받은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프레스플레이의 마이크 베벨 최고경영자(CEO)는 “음악업계에 중대한 전진”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2의 애널리스트 PJ 맥닐리도 “21세기에 들어 음악업계에서 가장 의미있는 발표”라고 평가했다.

 프레스플레이와 경쟁 관계에 있는 뮤직넷도 조만간 공CD에 복사를 제외한, 네티즌들의 음악 무제한 다운로드를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업체가 다수 포진해 있는 프레스플레이와 뮤직넷은 그동안 복제확산으로 인한 이익 감소를 우려, P2P에 반대의사를 밝혀왔다. 이들은 ‘다양한 음악의 합법적 사용’이라는 기치아래 네티즌들을 상대로 홍보를 계속해왔지만 무료 P2P에 익숙한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음악전송 업체들은 특히 냅스터의 서비스 중단 이후에도 카자·모르페우스 등 P2P서비스를 이용한 음악파일 교환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에 부심해왔지만 P2P업체들에 대한 모기업의 법적 소송 이외에는 별다른 대응방안이 없어 업계내에서는 음악전송 서비스 자체에 대한 회의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음악전송 업체들이 실비로 P2P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힌 셈이어서 네티즌들의 가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사실상 온라인 음악전송 업체들이 음악복제 반대 방침을 철회한 상태여서 인터넷 음악시장에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오프라인 음반업계와 이에 기반한 온라인 음악전송 업체, P2P업체간 서비스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대립관계로 여겨져온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상생의 길을 찾았다”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음악유통에 대한 개념정비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