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통신사업자들의 침체에도 불구,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국내 IT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통신사업자들은 지난 상반기 매출이 급증했으며 특히 이익폭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커져 수익구조가 급속도로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등 해외 통신사업자들이 수요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인수 및 합병(M&A) 등으로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된 반면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다 데이터사업 등 신규사업을 꾸준히 개척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점차 수요 포화상태에 직면하고 있는데다 최근 신규투자를 게을리 하고 있어 미래 실적에 대한 불투명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KTF는 지난 상반기에 매출 2조5888억원과 영업이익 4309억원, 경상이익 3514억원, 당기순이익 3078억원을 각각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72%, 경상이익은 112% 각각 증가한 것이며, 특히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71%나 늘어나며 반기실적 기준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또 유선통신 서비스 업체인 하나로통신도 이날 상반기 매출이 작년동기대비 57% 증가한 3688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은 작년동기의 1255억원에서 금년에는 820억원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3분기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앞서 국내 유무선 1위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도 크게 성장한 매출실적을 발표했었다.
KT는 상반기 매출이 5조8134억원으로 작년동기대비 1%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30% 증가한 981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으며 영업이익은 작년동기대비 36% 불어난 1조225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KT는 지속적인 비용절감과 효율적인 투자집행으로 영업비용을 작년동기에 비해 5% 줄임으로써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증가와 기업인터넷서비스와 같은 신규사업에서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지난 상반기에 매출액 4조460억원, 영업이익 1조3630억원, 당기순이익 9000억원을 각각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3%, 20%, 48% 성장했다. 특히 당기순이익 9000억원은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SK텔레콤, KTF 등 이동전화 사업자들의 실적 호조는 올초 요금인하와 접속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통신의 확대로 가입자당월매출(ARPU)이 크게 늘어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통신서비스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같은 외형적인 성장보다 순익 증가라는 질적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 통신업체와 달리 첨단 서비스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어 실적은 당분간 호조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쪽에선 올들어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신규투자가 미흡했기 때문에 당장 하반기부터 실적 증가 폭이 둔화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