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정통신사업을 통한 대기업들의 통신사업 모색이 활발한 가운데 인터넷전화(VoIP) 전문업체에 대한 기업간 인수합병(M&A)이 조만간 수면 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본지 7월 25일자 3면 참조
5일 업계에 따르면 별정사업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에 진출하지 않은 기업들도 인터넷전화 사업 진출을 위해 전문업체에 M&A 의사를 타진중이다.
한 전문업체의 대표이사는 “별정등록 계열사가 없는 D사, 또다른 D사, S사 등과 인터넷전화 솔루션이 없는 대기업계열 별정사업자들이 여러 전문업체에 M&A를 제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해온 전문업체들도 시장이 본격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영업력과 대규모 고객군이 필요해지자 M&A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왜 M&A인가=정통부가 인터넷전화 제도를 신설하면 최대 수조원 규모의 신규 통신시장이 열리게 된다. 정통부 관계자는 “인터넷전화에 착신번호를 부여하는 것은 또하나의 시내전화 사업권을 나눠주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인터넷전화 사업의 파급력을 인정했다.
이로써 확실한 내부수요와 탄탄한 영업망, 보험·카드사업 등으로 기존에 확보된 고객층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은 통신비 절감을 넘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게 된다.
특히 인터넷전화와 함께 가상이동망 사업자(MVNO)제도까지 도입되면 유무선통신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기적인 포석도 가능해 진다. 시장과 마케팅력을 가진 대기업과 통신사업의 노하우를 가진 전문업체와의 윈윈관계 성립이 예상된다.
이미 삼성 관계사인 SFA는 전문업체인 큰사람컴퓨터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중이며 삼성물산도 자체 영업망을 활용, 큰사람컴퓨터의 인터넷전화 해외영업부문을 도맡았다. 한화그룹도 대한생명 인수 이후의 고객층 확보를 염두에 두고 사내 통신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문업체들의 반응=이러한 추세에 대해 전문업체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관우 키텔 사장은 “시장이 본격화되면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시장과 일반가정 및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으로 나뉠 것”이라며 “후자쪽 진입을 위해 대기업 계열사 등과의 동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비스경험을 가진 전문업체와 고객을 확보한 대기업군, 네트워크를 보유한 KT 등 기간사업자간 새로운 역학관계가 생길 것”이라며 “전문업체가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도 전략적인 합종연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애니유저넷의 정춘석 이사는 “시장변화에 따른 M&A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시장이 활성화돼 전문업체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내년쯤이면 M&A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걸림돌은 무엇=관건은 하반기중 가시화할 관련 제도가 어떤 모양새를 갖출 것이냐다. 음성망·데이터망 등 네트워크 없이는 사업자체가 불가능하므로 기간사업자에 대한 망이용료 수준이 높게 책정되면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트래픽 측정과 과금의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도 사업의 매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통부는 기본적으로 망 구축과 관리를 떠맡고 있는 기간사업자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