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선 임대시장에도 선불제 바람이 불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용선사업자인 케이알라인에 이어 킬트·키텔·넥스지 등 전용회선임대사업에 주력하는 주요 중소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가 요금을 미리 내고 사용하는 이른바 ‘요금선불제’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요금선납제는 그동안 주요 대형사업자가 사용 후 요금을 받는 ‘후불제’와는 달리 개통 전에 미리 요금을 내고 전용회선을 사용토록 한 것으로 연체고객을 걸러내고 부실채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용선임대시장의 새로운 요금부과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후불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형사업자의 경우 중소고객사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연체율이 20% 선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전화나 전력의 경우 후불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유독 전용회선만 선불제를 실시하는 데 따르는 고객 불만도 적잖으며 장기고객보다 단기고객을 위주로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고객충성도가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용선 임대사업의 경우 대부분 후불제를 적용하고 있으나 최근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돼 연체율이 높아짐에 따라 선불제의 이점이 부각됐다”며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 충분히 고객을 설득할 수 있어 더 많은 업체가 선불제를 도입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케이알라인(대표 방상구 http://www.krline.net)은 창립 초기부터 실시해 선불제를 선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초기에 선불제를 고객에게 설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에는 이 취지를 이해하는 고객이 늘어나 오히려 매출이 늘어났으며 재무건전성도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이 회사는 선불제를 실시하는 대신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키텔(대표 박관우 http://www.qpline.co.kr)도 최근 부분적인 선불제를 실시 중이다. 이 회사는 전용선 임대에 따른 요금을 매달 25일 지불토록 해 선불제 개념을 일부 도입했으며 요금체납이 적어 재무건전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넥스지(대표 김태화 http://www.nexg.net)도 높은 체납률이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해친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전면적인 선불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무료테스트기간을 15일 주고 고객이 이를 통해 계약하면 곧바로 요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외에도 킬트 등이 전용선 임대서비스에 선불제를 실시 중이며 다른 업체도 이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