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무역은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무역 패러다임이다. 이미 세계 각국은 전자무역이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을 담보로 하는 수출의 핵심수단으로 빠르게 부상함에 따라 전자무역 활용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도 전자무역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전자무역의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해마다 전자무역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아져 오는 2020년이면 전세계 수출의 30% 이상이 전자무역으로 거래될 것이라는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역업체 10곳 중 8곳이 전자무역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국내 621개 일선 무역업체를 상대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전체 무역업무 가운데 전자무역을 활용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다고 응답한 업체는 23%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같은 수준은 전체 무역업무의 30% 정도일 때 전자무역 활용도가 중간등급이라는 점에서 아직도 초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협회가 그동안 전자무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입안해 추진했으나 일선 수출업체들의 전자무역 활용도가 아직 초보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같은 노력이 미흡할 경우 우리는 전자무역이라는 새로운 수출환경에 제대로 적응하기 어렵고 이는 수출경쟁에서 탈락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미국이나 일본 등이 새로운 질서와 규범에 맞는 다양한 전자무역 선점전략을 추진하고 있음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미국은 세계 전자무역시장 석권 전략을 수립했고 일본은 차세대 기술선점 및 전자무역 집적화 전략을 세우고 이 분야에 민관의 지혜를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업체들의 분야별 전자무역 활용은 △해외시장정보 수집(32.5%) △오퍼 및 거래협상(29.6%) △거래선 발굴(29.5%) 등 계약 전 단계에 집중돼 있다면 전자무역시장의 경쟁력 확보는 특단의 노력 없이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전자무역 활용이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원인이 전자문서의 인증과 법적 효력 부여 및 전자문서교환(EDI) 사용 등 기본환경 미비 때문이라고 해당업체들이 응답했다니 이런 점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특히 ED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업체도 전체 응답업체의 절반 가량인 47.8%나 됐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부터 전자무역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내실있는 전략을 수립,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각국의 전략에 뒤지지 않고 글로벌 경제의 새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없을 것이다.
우선 무역업체들이 전자무역을 기피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이를테면 기금조성이나 자유무역지대 설치 등과 이를 집행하기 위한 예산배정 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전자무역이 활성화될 수 있다.
다음은 전자무역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을 높이고 영세규모 기업에 대한 전자무역시스템 구축 비용부담, 전담인력 부족난 등의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자무역을 도입하기에는 수출규모가 작다고 생각하는 업체가 상당수 됐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전자무역을 전담할 인력부족을 꼽는 업체도 20.8%에 달했다고 한다.
이밖에 국내외 무역 유관기관, 종합상사 등과의 정보공유를 통해 미래 수출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