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식영화 제작 급진전

 저예산 영화로 유명한 로베르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가족용 오락영화 ‘스파이키드’ 후속편을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키로 해 화제다.

 USA투데이(http://www.usatoday.com)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감독은 1편의 성공여세를 몰아 ‘스파이키드2:꿈을 잃어버린 섬’의 제작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제작에서 상영에 이르기까지 전체 과정을 디지털 방식으로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사상 최초의 디지털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2:클론의 공격’을 통해 디지털 영화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지 루카스 감독을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모든 제다이의 스승 ‘오비완 케노비’라 부르며 흠모해온 로드리게스 감독은 “나는 오비완의 뒤를 따르겠다”며 “모든 사람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10년 후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방식과 일반 영화와 비교를 끝낸 로드리게스 감독은 디지털 방식 영화에 만족, HD카메라 2대를 구입해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리게스 감독의 이번 선언이 할리우드 영화계의 시선을 끄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미국 영화제작에 디지털화가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풀 프런털(Full Frontal)’이 디지털로 제작돼 일반 극장에서 상영중이며 선댄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개리 위닉이 ‘태드폴(Tadpole)’이라는 디지털 영화를 제작중이다. 하지만 스파이키드가 대형 영화사 작품으로는 두번째로 제작에서부터 상영에 이르기까지 전체 단계를 디지털화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으로는 저예산 영화로 유명세를 얻은 로드리게스 감독이 막대한 돈이 소요되는 디지털 영화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다.

 일부에서는 스파이키드2가 흥행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최초라는 상징성을 띤 작품 ‘스타워즈 에피소드2’가 미국내 52개 상영관에서만 상영돼 ‘스파이더맨’의 기록을 깨지 못했던 것처럼 ‘스파이키드2’도 디지털 설비를 갖춘 미국내 3개의 극장에서만 상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화계에서는 ‘스파이키드’ 1편은 물론 ‘엘마리아치’ ‘황혼에서 새벽까지’ ‘포룸’ 등에서 보여준 로드리게스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새로운 제작방식과 맞물려 디지털 영화의 특징들을 한층 더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