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아이컴과 합병 늦춰질 수 있다"

 KTF와 KT아이컴 통합 과정에서 대주주인 KT와 KTF의 입장만 고려되고 IMT2000 법인인 KT아이컴에 투자한 벤처기업과 국민 주주의 의견은 사실상 배제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경준 KTF 사장은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KT아이컴과의 합병에 대해 “현재 상황이 좋지 않아 통합이 지체될 수 있다”면서 “3세대 사업자의 경우 수익을 내지 못해 KTF와 KT아이컴 주주들의 반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WCDMA 방식의 서비스가 현재 서비스중인 cdma2000 1x EVDO에 비해 특장점이 없다”고 말해 KT아이컴과 KTF가 합병되면 EVDO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WCDMA는 일부 대도시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서비스할 뜻을 내비쳤다. 따라서 양사가 합병하면 WCDMA 투자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KTF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 수년간 KT아이컴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자한 벤처기업과 국민주주들의 입장을 사실상 배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이 사장의 발언은 지난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특별 상임위원회에서 질타를 받은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입장과 유사한 것으로 적지 않은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이처럼 WCDMA 사업 진행에 차질이 예상되자 KT아이컴에 수년간 투자자금을 묶어놓은 벤처 업체들이 특히 반발하고 있다. 한 중소 통신장비 벤처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KT아이컴의 IMT2000 투자 계획에 따라 연구개발비를 쏟아 넣었는데 당초 약속과 달리 서비스가 축소되면 내년에 벤처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중국 등 해외 통신시장을 일본 업체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이 사장은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가격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기본료를 내리는 등 시장질서를 흐트리는 가격인하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KTF는 고객서비스와 통화품질로 승부를 걸 것이며 SK텔레콤이 요금을 인하하면 그때가서 요금인하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