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컴퓨터업체들 슈퍼컴 판매에 `무게중심`

 최근 미국 컴퓨터 업체들이 경기에 민감한 중·소형 컴퓨터 판매가 부진한 대신 생명공학 및 일기예보, 항공기 개발 등 대규모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판매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7일 C넷에 따르면 컴퓨터 거인인 IBM이 슈퍼컴퓨터 분야에서도 한 발 앞서고 있는 가운데 델컴퓨터와 실리콘그래픽스(SGI), 리눅스네트웍스 등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들어서만 미국의 대학, 정부 연구소, 기업 등을 대상으로 10여건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한 주 동안에도 3, 4개의 계약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IBM은 대규모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유닉스 서버에 중·대형 저장장치, DB2 데이터베이스 등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제공해 연구소는 물론 기업과 정부기관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비해 델컴퓨터가 공급하는 서버 컴퓨터는 운용체계로 리눅스와 윈도를 채택해 수십개의 서버를 병렬로 연결, 상대적으로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델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과 공동으로 코넬 대학 이론연구소에 6000만달러(약 720억원)에 달하는 슈퍼컴퓨터를 공급했다.

 델은 또 항공기 엔진을 개발하는 회사인 ‘MTU 에어로 엔진’에도 최근 자체적으로 설계한 64개의 서버로 이루어진 슈퍼컴퓨터를 공급했다.

 특히 이 제품은 운용체계로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를 사용한 데다가 인텔의 최신 펜티엄Ⅲ 프로세서를 총 128개나 병렬로 연결함으로써 연산처리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GI도 최근 불황의 여파로 중·소형 서버 판매가 극도로 부진한 대신 흔히 슈퍼컴퓨터로 분류되는 대형 서버 매출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 주 들어서만도 미국 항공회사인 록히드마틴에어로노틱스에 신형 전투기를 개발하는 슈퍼컴퓨터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또 국립암센터(생화학 연구), 로스앨러모스연구소(기상연구), TWR(자동차 설계) 등과도 각각 슈퍼컴퓨터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SGI는 또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스웨덴의 국립슈퍼컴 연구소 등에도 각각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슈퍼컴퓨터를 공급했다. 이 밖에도 리눅스 전문업체 리눅스네트웍스도 최근 150개 프로세서를 연결한 슈퍼컴퓨터를 제약회사 툴라리크에 공급하는 등 틈새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