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제3의혁명은 지식혁명

  박원훈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

 

 유명한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은 정보화 어떤 때는 정보혁명으로 지칭된다. 인류의 첫번째 혁명은 농업혁명이고, 두번째 혁명은 산업혁명이다. 처음 두번의 인류문명 혁명은 자연파괴, 환경파괴를 동반했다. 우리는 목가적인 전원풍경을 환경친화적으로 동경하지만 사실은 오늘의 목장, 과수원, 전답도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자연의 모습을 오래 전 개조한 결과물이다.

 인간도 우선 먹어야 살 수 있는 생물이다. 산업혁명은 늘어나는 인구의 먹거리는 물론 풍요한 옷과 집을 공급하기 위해 과학지식의 발전과 기술의 발달을 활용한 것이었다. 그리고 인류가 산업생산을 위해 소비하는 자연재가 엄청나게 커짐에 따라 이의 채취과정에서, 또 사용 후 폐기물의 양이 증가하여 자연환경은 농업혁명 때보다 더 급격히 파괴되었다. 농업혁명은 자연과의 조화를 그나마도 우선시하였으나 산업혁명은 자연을 지배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정보화는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즉 인류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어떻게 보면 정보화는 IT의 발달을 총칭하는 산업혁명의 마지막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산업기술 발달의 하나로 IT가 인류생활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극치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정보화는 인류생활에 있어 하나의 근본수단으로 토착화되어 가고 있다.

 정보화로 인한 지식의 확산은 지식의 발달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한 예가 BT의 발달이다. 어떤 사람은 유전자 공학, 생물공학의 발달이 인류문명에 미칠 영향을 ‘제4의 물결’ 또는 제4의 혁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IT와 BT의 물결은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 오직 그 진원지가 하나는 물리과학(Physical Science), 다른 하나는 생물과학(Biological Science)일 뿐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 두 물결은 서로 간섭현상을 통해 융합되어 갈 것이다. 따라서 제3의 물결, 제4의 물결, 또 NT라는 제5의 물결로 대표되는 지식의 폭발을 총칭할 수 있는 것은 ‘지식혁명’이고 이를 인류의 제3의 혁명으로 보는 것이 시대적으로는 타당하며 지식기반사회를 일굴 것이다.

 지식혁명의 특징은 여러 기술이 서로 융합되면서 새로운 기술영역을 창조하는데 있다. IT와 BT의 융합, IT와 NT의 융합, IT와 BT·NT의 융합 등 어느 조합도 가능하며 이를 융합기술이라고도 한다. 지식혁명의 폭발력은 어떤 기술도 융합시킬 수가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으며, 융합된 기술은 연쇄적으로 21세기 새로운 영역을 창출해 낼 것으로 믿는다.

 한편 21세기는 환경의 세기라고도 한다. 이는 지금까지 인류문명의 발달은 무의식적으로 저지른 환경파괴를 기초로 했음을 20세기 후반부터 인식하기 시작하여, 드디어 20세기 말에는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을 모든 인류행동의 근본지침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FT의 발달이 환경친화적으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식을 생산해내고 있는 인간의 두뇌작용은 아직 학문적으로는 미답의 세계라는 사실이다. 산업혁명 완성의 견인차가 물리과학이라면 20세기 들어 생물과학이 지식혁명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지식혁명의 완성은 두뇌과학(Brain Science)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할 것으로 보며, 어쩌면 제4의 혁명인 정신혁명으로 이어져 인류의 지구상 생존을 보장하도록 지식을 올바르게 다루는 윤리정립이 완성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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