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대박을 터트렸던 대만이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으로 또 다른 대박을 실현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대만에는 현재 최소 20여개의 MEMS 관련 신생기업이 등장했으며 앞으로도 이 분야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대만 정부도 MEMS 산업의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디자인하우스의 보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E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의 MEMS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파운드리와 통합디바이스제조업체(IDM) 등 2개로 뚜렷이 구분되는 것이 특징이다. 각 모델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월신리화와 아시아퍼시픽마이크로시스템스(APM)가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국립대만대학교의 교수로 MEMS 분야 싱크탱크인 C K 리는 “현재 대만은 두 분야를 모두 보육하고 있다”며 “역사는 파운드리의 승리를 점치지만 IDM의 향후 전망도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이 저단가 제조공장의 역할에 머물러 있지 않으려면 MEMS 분야에 나서야 하며 현재 적기적소에 와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업체 현황=월신리화는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한 대기업이기 때문에 파운드리를 추구하고 있다. 윈본드일렉트로닉스에 대한 지분 참여로 반도체 분야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자기선을 제조하던 공장에서 월 5000장의 8인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신은 초기 공정기술을 정부 산하 산업기술연구소(ITRI)로부터 이전 받았으며 프랑스 맵스캡과 제휴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맵스캡의 RF MEMS 부품 설계 기술과 공정 기술을 인덕터, 스위치, 가변 콘덴서 등과 같은 디바이스의 수율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세대 휴대폰, WLL, LAN, 튜터블 안테나 등과 같은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신의 사장 쳉은 “RF MEMS는 MEMS 기술과 응용제품의 확산을 자극할 또 다른 물결”이라며 “광학 MEMS는 3∼5년 뒤에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M의 경우 압력센서를 첫 상용 제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미 국립고속도로교통안전본부가 오는 2006년부터는 자동차 타이어에 의무적으로 탑재할 것을 요구하는 등 시장 잠재력이 큰 제품이다.
이 회사도 최종적으로는 설계 조직을 분사시키고 순수 파운드리로 운영될 계획이나 초기에는 IDM 모델이 수익을 내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APM의 CEO인 린민숑은 “만일 압력 센서를 공급할 수 있게 되면 어느 정도의 파운드리 서비스가 보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회사는 내년에 첫 상용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며 통합 RF모듈은 에이서의 자회사인 벤크로부터 구매할 계획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대만 업체들이 파운드리와 CMOS 제조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데다 제조경비 분야에서도 비교우위를 갖추고 있어 MEMS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잉크젯 헤드와 같은 기초 MEMS 제품을 이미 생산하고 있는 대만의 현지 기업들이 대학과 긴밀한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세계 시장전망=MEMS에 대한 투자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특히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이 향후 유망 분야의 하나로 MEMS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인스탯/MDR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54개의 팹이 이미 건설됐으며 이중 미국이 17개로 가장 많은 팹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독일(7개), 일본(6개), 대만(5개) 등의 순이다.
시장 규모는 오는 2006년까지 96억달러로 지난해 39억달러에 비해 2배 이상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시장에는 모토로라,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의 대기업을 비롯해 이미 많은 업체들이 등장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스탯의 애널리스트인 마를린 본은 “MEMS 신생기업 중 50% 이상이 자체적인 프로토타이핑 능력과 이에 따른 소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것”이라며 갈수록 공급 과잉 현상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녀는 단가가 높은 비센서 디바이스가 시장에 파고들면서 MEMS 디바이스의 평균 가격이 앞으로 5년간 25% 정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았다. 또 가장 유망한 분야로는 통신 분야와 가전 분야를 꼽고 각 분야가 매출 기준으로 오는 2006년까지 연평균 151.5%와 42.2%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점쳤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