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당국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회사 회계내용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정확히 통보토록 한 시한이 14일(현지시각)로 다가온 가운데 12일까지 이 내용을 보고한 정보기술(IT) 업체는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이 확인보고를 마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SEC에 보고절차를 마친 업체는 700여개 대상 가운데 147개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IT업체로는 인텔을 비롯해 제너럴일렉트릭(GE)·하니웰인터내셔널·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 등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CEO들이 최근 불거진 회계부정 스캔들에 자신의 기업이 거론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회계의 정확성을 철저히 검토하고 있어 보고를 최대한 늦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보고에서 실적이 당초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날 경우 회계부정 사태와 이에 따른 증시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새로 마련된 기업개혁법안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검토하는 것도 막판진통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최근들어 기업 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교체가 많아 실태파악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다 일부 실무책임자들이 섣부른 보고로 인한 책임추궁을 우려하는 것도 지연의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실적 확인보고의 지연은 일반적인 관례로 단순한 최종 확인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SEC 대변인은 “보고를 마친 업체 가운데서도 아직 SEC의 검토작업을 거치지 않아 보고완료 기업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시한을 넘길 경우 5일간의 시한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