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등 오픈소스 반대

 “우리는 오픈소스가 싫어요!”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오픈소스 바람 차단에 나섰다.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유럽과 중남미 각국 정부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채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MS 등은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도입을 재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세계 IT업계는 오픈소스 열풍에 휩싸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특히 전자정부가 유행처럼 퍼지면서 유럽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리눅스 등 오픈소스 열기로 후끈 달아있다.

 알다시피 오픈소스는 프로그램 소스가 공개돼 있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 별도의 로열티를 내지 않아도 되고 유지·보수에 대한 기업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비용이 적게 든다.

 실제 최근 유럽위원회(EC)는 역내에서 소요되는 전자정부 구축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오픈소스 관련 정보를 공유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영국 정부가 단일 업체에 대한 기술 종속을 막기 위해 입찰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6월에는 프랑스 정부가 리눅스 벤더와, 독일 정부가 IBM과 오픈소스 프로그램에 기반한 전자정부 구축 계약을 맺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오픈소스의 확산이 곧바로 자신들의 목줄을 죄어오는 것으로 인식한 MS 등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반대 역시 격렬하다.

 최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각국 정부 지도자 콘퍼런스에서 빌 게이츠 회장은 “오픈소스 운동은 반자본주의적”이라며 오픈소스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감을 드러냈다.

 그는 각국 정부들이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상용 제품 개발에서 오는 기술 노하우 축적 등 각종 파생 이익을 스스로 차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적재산권 보호 없이는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투자가 있을 수 없고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오픈소스는 손해가 된다는 설명이다.

 MS측은 특히 자신들의 주도 아래 지난 5월 결성된 ‘소프트웨어 선택 이니셔티브(ISC:Initiative for Software Choice)’란 단체를 내세워 각국 정부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도입을 재검토해달라는 로비에 나서기로 했다.

 ISC는 우선 프랑스·독일 등 유럽 각국 정부에 대해 리눅스 등 오픈소스의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가입업체 수가 8000여개를 헤아린다며 오픈소스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소프트웨어 업계의 다수 의견이라는 점을 명확히 할 예정이다.

 이들은 특히 오픈소스와 오픈 스탠더드는 서로 다르며 반드시 공존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오픈소스 진영의 생각은 다르다. 국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하나의 소프트웨어 벤더에 의해 시장이 휘둘리는 것이 더 위험하다면서 애플이나 IBM 같은 업체들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상용 제품을 성공적으로 통합한 업체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오픈소스 진영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진정한 선택(Sincere Choice)’라는 웹사이트를 구축, MS와 ISC에 대항한 선전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서는 MS측이 지난 3월 페루 정부에 대해 리눅스를 채택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페루는 리눅스 등 오픈소스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수용 입장을 갖고 있는 국가. 지난 4월 리눅스 채택을 법제화하기로 하고 관련 법을 명문화하기도 했다. 이런 만큼 MS측이 법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로비를 했다는 것이 오픈소스 진영의 확신이다. MS측은 물론 “이 법안이 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삼았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MS와 ISC측의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2일 개막된 ‘리눅스월드’에서 오픈소스 진영은 미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대해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MS와 ISC의 공격에 맞대응을 선포한 셈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