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초 증가세를 보였던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들의 수주 실적이 반짝 호조에 그칠 전망이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지난 4월말 마감한 2분기 수주가 50% 급증했으나 3분기에는 5% 증가에 그쳤으며 다음달말 마감되는 4분기에는 오히려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벨러스시스템스도 올 상반기에는 수주가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10%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주 감소와 함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AMD,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장비 업체들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을 지속하고 있어 장비 업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론의 숀 마호니 대변인은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수개월간 장비 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자본 지출을 줄여 장비가의 하락이 이뤄지고 있으며 시장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당분간 회복이 힘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 신용평가 기업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반도체 제조장비 산업 설문조사’ 보고서를 내놓고 최근들어 대형 반도체 업체들이 자본지출을 삭감함에 따라 장비 업체들의 매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다시 3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제조장비 매출은 지난해 41%의 하락으로 최악의 침체를 기록했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토토리엘로는 성명서를 통해 “주문과 매출이 점차 개선돼 최악의 상황은 면하겠지만 생산능력 증가에 대한 요구가 시작되는 2003년까지는 점진적인 개선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점진적인 개선을 가져올 요소로 최신 300㎜ 웨이퍼 제조 설비, 지금까지 주로 반도체 회로의 재료로 사용돼 온 알루미늄을 대체할 구리, 0.13미크론의 미세 공정 등을 꼽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이번 설문조사는 아웃소싱과 공장 자동화 도입 증가 추세, 극자외선 포토리소그래피와 구리 인터커넥트 기술 등 반도체 분야의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KLA덴코, 테라다인 등의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