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월드 현장>리눅스 월드 폐막

 

 오픈소스 진영의 최대 행사인 ‘리눅스 월드’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컨벤션센터에서 지난12일(이하 현지시각) 개막, 4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15일 폐막됐다. 139개 IT기업들이 부스를 마련, 신제품 경연을 벌인 이번 행사에는 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휴렛패커드·오라클 등 대형 IT업체들이 리눅스를 지원하는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선보여 시선을 모았으며 레드햇·수세리눅스·유나이티드 등 리눅스 전문업체들도 새로운 리눅스 배포판을 출품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미국 첨단기술업체들이 몰려 있는 캘리포니아주가 코드를 공개하는 소프트웨어만 주정부가 구매한다는 법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져 최대 화젯거리가 됐는데 리눅스 지지자들은 폐막 당일 캘리포니아 시청까지 가두 행진을 벌이며 이 법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오픈 소스의 대명사인 리눅스를 11년전에 창안한 토발즈는 리눅스가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기술에 취약한 일반인들을 위해 상업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혀 리눅스를 이용한 수익성 창출에 목말라온 벤더들에게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앞서 기조연설에서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가 “오라클은 리눅스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으며 리눅스 서버를 처음 선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부사장이자 최고과학자 빌 조이는 “리눅스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소수지만 열렬한 리눅스 애호가들은 행사 마지막날인 15일에 샌프란시스코 시청까지 리눅스를 홍보하는 가두 행진을 벌였다. 이번 가두시위는 최대 리눅스 판매업체인 레드햇의 최고기술책임자 마이클 타이먼이 주도했는데 시위대들은 콘퍼런스가 열린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컨벤션센터에서 1마일(약 1600미터)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시청까지 걸어가며 리눅스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나타냈다. 시청에 도착한 타이먼은 윈도 같이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주정부가 이를 구매하지 않는다는 소위 ‘디지털 소프트웨어 보안 법’(DSSA:Digital Software Security Act)의 적극적 지지를 표명하며 캘리포니아 의원들이 이 법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세계적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의 최고 경영자 래리 엘리슨은 기조연설에서 “리눅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에 대항해 시장 잠식을 하고 있지만 보다 효율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리눅스 진영들이 이전보다 더 뭉쳐야 하며 공동전선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오라클은 리눅스 지원에 앞으로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제품이 여전히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어 리눅스 진영이 보다 조직적이고 협력적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엘리슨은 유닉스와 윈도의 대안으로 리눅스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전제하며 “가트너데이터퀘스트 자료에 따르면 오라클과 IBM이 작년에 리눅스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4년후인 2006년에는 이의 100배인 2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공개했다. 오라클은 이전부터 리눅스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는데 올 6월에는 자사의 최신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인 ‘9i’에 리눅스 지원을 이전보다 높였으며 또 클러스터 리눅스 서버에서 사용되는 리눅스 데이터베이스를 위해 새로운 파일 스토리지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엘리슨은 연설이 끝난 후 가진 질의답변시간에 “새로운 가입자 가격 모델을 도입할 것을 모색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오늘날 선이 대형 서버 시장을 장악한 결정적 계기인 유닉스 운용체계 개발에 큰 공헌을 한 선의 최고과학자 빌 조이는 “선이 일반 목적의 리눅스 서버를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는 등 리눅스 서버 사업에 점차 열을 올리고 있지만 오픈 소스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성과를 못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오픈 소스 정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이는 선의 새로운 소프트웨어 분야 경영진을 소개하며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이 절체절명의 과제인 리눅스 진영이 기업 고객의 안심을 사기 위해서는 업체간 연합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유닉스의 버클리 버전인 BSD를 개발하기도 한 그는 “리눅스보다 BSD의 라이선스를 더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