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륙 전역이 예년에 없던 물난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는 때아닌 천둥벼락으로 컴퓨터와 모뎀이 파괴되는 사고가 빈발해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BBC는 최근 영국의 일기불순으로 컴퓨터와 모뎀의 고장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컴퓨터 소매업체인 PC월드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고형태는 벼락이 내리쳐 전선에 순간적으로 과전압이 걸리는 바람에 사용 중이던 모뎀이나 컴퓨터가 타버리는 것으로 PC월드는 최근 이런 종류의 컴퓨터 관련 고장수리 건수가 평소보다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전압 발생시 컴퓨터나 모뎀을 보호해주는 전압보호장치의 판매대수가 이달 들어 42%나 증가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PC월드의 사이몬 터너 사장은 고객들에게 항상 날씨변화를 주시해 의심이 갈 경우 전원을 아예 뽑아놓는 등 예방조치를 취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터너 사장은 “최근 일기불순으로 사람들의 바깥 나들이가 적어져 집에서 컴퓨터를 하는 시간이 늘고 있는데다 인터넷 정액요금제가 확산되면서 온라인에 접속해 있는 시간도 늘어 천둥벼락과 관련된 컴퓨터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현재 PC월드 서비스센터에 걸려오는 전화의 약 10%가 천둥벼락과 관련된 것일 정도로 일기불순으로 인한 컴퓨터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대다수 영국인들은 날씨에 관한한 자신들이 불행하다고 믿는다. 습하고, 비가 많고, 해가 별로 없는 날씨 덕에 영국인들이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에는 항상 해가 쨍쨍한 상하의 나라들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영국인들은 외국인과 이야기할 때면 “그래도 영국 날씨는 하루에 사계절의 변화가 다 들어 있을 정도로 천변만화해 재미있다”고 농담을 하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이번 여름 천둥벼락으로 컴퓨터와 모뎀이 다 타버린 영국 사람들은 또 어떤 농담을 하며 스스로를 위안할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