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중요=영블러드 CIO는 오클라호마 인력서비스부가 IBM 기종과 HP 기종을 각각 사용하는 두 메인컴퓨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때 IBM이 매우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 HP보다 오래 거래한 IBM과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IBM과 계약해 얻는 또 한가지 이점은 인력서비스부가 고성능 시스템을 IBM 기종으로 바꾸기 쉽도록 임시로 HP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있었다. 영블러드 CIO는 이런 데까지 세세하게 신경쓰는 IBM의 태도가 패키지 판매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BM은 HP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숙련된 IT서비스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HP가 컴팩 합병으로 전문 서비스 요원이 6만5000명으로 늘어났지만 IBM은 서비스 인력이 15만명이다. 여기에 덧붙여 PwC컨설팅 인력을 합치면 더 많아진다.
로틀러 HP 부사장은 “그들은 경험이 아주 풍부하다”며 “우리는 자체적으로 축적한 기술이 없어 일부 대규모 계약에서는 IBM과 경쟁해서 계약을 따기가 힘들다”며 IBM의 우위를 인정했다. 그는 “경험이 많은 기술자가 없어 마지막 순간에 계약을 놓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두뇌유출=이런 점에서 HP가 새미 사오야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전 IBM 통합서비스 부문 부사장인 그는 컴팩 합병 2주 전에 HP에 합류했다. 그는 IBM에서 8년간 일했으며 휘하에 4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었다.
현재 HP의 IT서비스 부문 부사장인 사오야는 “HP의 성장잠재력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사오야 부사장 이외에 또다른 IBM 중역이 최근 2주 사이에 HP에 합류했다. 두뇌유출은 IBM만의 문제가 아니다. HP도 합병을 전후해 두뇌유출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최근 8건의 스토리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던 존경받던 HP 기술자인 마크 루이스가 경쟁사인 EMC로 자리를 옮긴 것이 대표적 사례다. 분석가들은 HP의 통합작업이 지금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과거의 대규모 합병사례에서 볼 수 있는 문제에 똑같이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베어스턴스의 앤드류 네프 분석가는 한 보고서에서 “새로 합병한 회사가 첫출발은 좋지만 몇분기 지나면 다시 실적이 나빠지는 예가 많다”며 “HP도 이렇게 될지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가을 기술 제품 지출이 되살아날 때 HP의 첫번째 주요 시험이 시작된다”며 “HP가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IBM에 모든 혜택을 넘겨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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