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시장서 `오픈소스` 돌풍

 오라클·IBM·마이크로소프트 등 3사가 장악하고 있는 세계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오픈 소스형 제품들이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눅스처럼 코드가 공개, 무료로 다운로드해 이를 변형·배포할 수 있는 오픈 소스형태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세력을 넓혀 가고 있다. 특히 최대 IT 수요처인 미 정부기관들이 대표적 오픈소스형 데이터베이스인 ‘마이SQL’을 2년전부터 아무런 장애 없이 사용하고 있어 이들의 앞날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마이SQL=스웨덴 출신의 데이비드 액스마크와 앨런 라르손 그리고 핀란드 태생의 몬티 위데니우스 등 3인이 지난 1996년 개발한 오픈소스형 데이터베이스인 마이SQL이 무료라는 장점을 앞세워 88억달러 규모의 세계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무서운 ‘다크호스’로 등장하고 있다.

 액스마크 등 3인은 마이SQL을 개발한 직후 인터넷에 코드를 공개하고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한 후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이SQL AB란 회사를 만들었는데 올해 매출이 500만유로(약 490만달러)로 예상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마틴 미코스 마이SQL 최고경영자는 “올 매출이 작년보다 3배나 많을 것으로 보이는 등 계속 수직 상승하고 있다”며 “언젠가 기업 공개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인터넷 업체인 야후도 오라클의 제품 대신 마이SQL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후의 컴퓨터 엔지니어인 제레미 자오드니는 “우리의 금융 웹사이트 운영을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마이SQL로 교체하기 위해 검토중”이라며 “마이SQL의 성능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마이SQL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픈소스인 리눅스가 11년전 개발돼 현재 컴퓨터 시장의 주요 OS 중 하나로 자리잡았듯이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세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라클 등 데이터베이스 시장 3강은 아직 마이SQL 등 오픈소스형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진영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앤디 멘델손 오라클 부사장은 “마이SQL 등은 저가(로엔드) 제품이다. 아직 우리의 경쟁상대가 안된다”고 최근 한 투자콘퍼런스에서 언급했으며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도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는 신뢰성이 낮고 기능이 제한돼 있어 우리를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낮게 평가했다.

 매출액이 아직 500만달러가 채 못되는 마이SQL과 달리 오라클은 지난 5월 31일 마감한 2002회계연도에서 97억달러 그리고 IBM과 마이크로소프트(6월말 회기 마감)도 각각 860억달러와 280억달러의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미 정부도 호의적=미 통계국은 2년전 마이SQL을 선택, 인구·소득·범죄율 같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지도통계’(MapStats) 웹사이트서 이를 사용하고 있다. 통계국에서 일하는 컴퓨터 엔지니어인 라포트 테일러는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구입 및 지원에 들어가는 8만달러 대신 마이SQL을 무료로 사용, 경비를 크게 절감했다”고 언급하며 “다른 정부 기관들도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SQL로 운영되고 있는 지도통계 사이트가 한번도 사고를 내지 않고 잘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이며 “통계국뿐 아니라 노동부·국무부·국제개발청 등도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경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포스트그리SQL’도 주목=또 다른 오픈소스형 데이터베이스인 포스트그리SQL(PostgreSQL)도 마이SQL처럼 시선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 개발한 코드를 기반으로 한 포스트그리SQL은 전세계에 걸쳐 사용자가 200곳에 달하며 20명의 프로그래머들이 자발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생명공학 회사인 아피메트릭스는 DNA분석에 포스트그리SQL을 사용, 상당한 정도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통계국·노동부·국무부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버지니아주 알링톤에 소재한 컨설팅업체 ‘디벨러프먼트 인포스트럭처’가 포스트그리SQL를 이용한 대정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