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팎으로 경기전망을 놓고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시스템통합(SI)업체의 수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바로 국가경쟁력이라는 점에서 SI업계의 수출신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SI업계의 약진은 대다수 기업들이 하반기 들어 경기가 다시 어려워질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현상유지를 위해 설비투자나 고용계획을 줄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근 미국경기는 주가 하락과 일부 기업에 대한 신뢰성 위기 등으로 당초의 예상을 깨고 지난 2분기중 1.1%의 저성장에 머물러 하반기 수출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이런 여파로 국내 경기 상승세도 하반기들어 점차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삼성SDS와 LGCNS·SKC&C·현대정보기술 등 대형 SI업체들은 이런 기류와는 달리 해외 직접투자와 수출 지역과 품목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올 상반기 수출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최고 2배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이들 업체는 이같은 성장세를 하반기에도 유지시켜 올 수출액을 지난해보다 최고 4배 가량 증가시킨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들 업체의 수출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해외 마케팅활동을 벌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현지법인 또는 합작법인 설립 등 중장기 계획아래 해외진출을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공략 지역도 영역을 확대해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중동·일본 등지로 다변화했다는 것이다. 수출품목도 금융 프로젝트 일변도에서 전자정부를 비롯해 사회간접자본(SOC)·지능형교통시스템(ITS)·대학정보화·의료정보화 및 패키지 솔루션 등 전문영역으로 다양화했다고 한다. SI업체들은 수출이 고속성장함에 따라 올해를 SI수출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 직접투자는 물론 조인트벤처 설립과 수출품목 다양화 및 지역 확대 전략을 계속 전개해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갈 방침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는 일이다.
우리는 SI업계가 이같은 다양한 수출과 마케팅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올해 말까지 지난해보다 최대 4배 늘어난 수출실적을 거두고 나아가 세계속에 한국 기업이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SI업체들은 이미 해외에서 기술력이나 공공과 민간의 각종 SI프로젝트의 수행능력을 인정받고 있어 지금처럼 기술력을 앞세워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전개한다면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SI업체들은 우선 현재 수주한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끝내야 한다. 그것이 행동반경을 확대하는 길이다. 특히 무결점 사업추진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지금 SI업체들은 해외 직접투자 및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중국·동남아·중동·일본 등지로 행동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성과는 우리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창적인 마케팅 전략아래 시장을 주도해 나갈 때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다음은 국내 업체간 해외시장에서 원가 이하의 저가경쟁을 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자신의 특장을 바탕으로 지금 공략하는 지역을 근거지로 삼아 차츰 연관된 인근지역으로 활동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IT월드컵 이후 한국에 대한 국기신인도가 높아진 점을 감안해 SI업계가 해외에서 완벽한 사업추진으로 국가역량을 신장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