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농촌 정보화

  ◆<백갑종 농수산TV 대표이사 kj0021@NongsusanTV.co.kr>

행정자치부에서 정보화 시범마을을 만든다는 뉴스를 접했다. 내용인즉 상품력 있는 특산물 생산마을에 PC를 보급하고 초고속통신망을 깔아 생산자-유통업체-소비자간 커뮤니티가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킨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우선은 올해 70여개 마을을 대상으로 하고 2005년까지 순차적으로 500여개 마을을 시범마을로 선정한다고 한다.

정부의 이번 정보화 시범마을 계획은 늦은 감은 있지만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내 우수 농수산물을 상품화시키는 데 있어 생산농가의 정보 인프라 부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이 돼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생산물을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직접 가 보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사실 초기에는 기초적인 정보만 입수하면 된다. 그러나 농산물 상품은 개발단계부터 현장을 가봐야 하는 등의 애로사항 때문에 공산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에서 도시에서의 농수산물 판매를 활성화하려면 농촌정보화가 시급하다.

통계를 보더라도 농촌정보화는 답보상태다. 한국은 컴퓨터 보급률이 60%를 넘어설 정도가 됐다. 반면 농촌은 아직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터넷 이용률도 전체로는 40%에 달하지만 농촌지역은 5분의 1 수준인 7% 정도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초고속통신망 부족으로 전화선으로 인터넷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하면 비용이 몇갑절 더 들어 선뜻 사용하기가 망설여진다는 생산농가의 말도 들었다.

농촌의 정보 인프라 부족은 비단 그들만의 ‘답답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정보 인프라가 부족해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품질 좋은 국내 농산물은 수입 농산물에 자리를 내어주게 될 것이다.

기업내 SCM이니 콜드체인시스템이니 하는 유통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 만큼이나 농어촌의 정보 인프라 구축도 이제는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다.

 그래서라도 이번 정보화 시범마을 사업이 단순한 ‘시범’에서 끝나지 않기를 빌어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