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원 한국쓰리콤 사장 howon_choi@3com.com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며 대기업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올해 4월부터 3개월간 154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정보화는 100점 기준에서 48.6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에 비교하면 74%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보화 투자는 직원을 채용하거나 사업장을 옮기는 것은 물론 자금을 조달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다. 다른 사업 계획 요소와 마찬가지로 정보화 투자는 비용이 들면서도 동시에 경쟁력이다. 기술에 투자한 중소기업은 훨씬 더 유리한 조건에서 사업을 성공시키고 회사를 확장할 수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정보화 투자를 결정할 때 다음의 네가지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최근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은 투자수익(ROI)이다. 정보화 투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정보화 투자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 매출은 늘어날 것인가, 투자수익은 또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하는여러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네트워크나 서버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업 직원이 원격지에서 제품 재고목록에 신속히 접속할 수 있다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직원은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둘째, 무엇보다 보안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단 한 명의 해커나 불만을 가진 직원이 회사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정보 유실로 인한 소송으로 중소기업이 종종 문을 닫는 것을 보게 된다. 방어벽이나 데이터 암호화 등의 여러 보안 수단을 이용해 기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최소한의 보안을 위해서라도 보안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야 한다.
셋째, 간편한 기술을 선택한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기술을 이해하고 익히는 데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면 곤란하다. 단순하고, 믿을 수 있고, 사용하기 편리한 기술을 선택해야 한다. 복잡한 기술 장비나 솔루션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최소한의 기술 지식과 자원만으로 간편하게 설치·운용·유지할 수 있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비즈니스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온라인 마케팅, 24시간 고객정보 제공, 연중무휴 주문접수가 가능한 e비즈니스 전략의 중요성을 대부분 기업들은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 중 많은 기업은 e비즈니스에 대처하지 못하거나 e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데 소극적이다. 기술 업그레이드를 미루다 기존 기술이 비즈니스 변화에 비해 너무 낙후될 수 있다. 사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편리하게 확장할 수 있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선택해야 한다.
이같은 네가지 원칙을 감안하더라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일시에 네트워크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자본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핵심 기능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정보화 투자가 실패하는 주요 원인은 ‘계획성의 부재’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업 계획을 세우고 창업한 회사는 80% 이상이 3년 후에도 유지됐다는 보고가 있다. 정보화 투자는 나중에 고려해볼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 계획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네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면 중소기업도 정보화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