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건교부 상하수로 GIS 범용프로그램 도입에 신중해야

 지난 12일자 전자신문에 실린 ‘GIS업계 탁상공론 아우성’ 제하의 기사를 읽고 지자체 실무행정을 담당하는 책임자의 한 사람으로서 할 말이 있다.

 지금 건설교통부가 추진 중인 ‘지방자치단체의 상·하수도 시설물 관리를 위한 범용프로그램의 기본설계서 및 품질인증기준안’은 GIS프로그램 표준화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뿐 아니라 지자체로부터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지금 내가 근무하는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를 비롯한 대다수 지자체는 상수도 지하매설물에 대한 구축사업에 들어가 이미 완료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대구시의 경우 97년에 GIS사업을 시작해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오는 10월 말이면 대구의 8개 구군 중 수치지도가 제작되지 않은 달성군을 제외하고 7개 구청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모두 완료된다.

 하지만 건교부가 이제까지 아무 이야기없이 지자체의 개별사업을 방관하다가 각 지자체가 사업을 수행 중인 지금에 와서야 표준화를 거론한다면 이미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난 후에 뒤늦게 건교부가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개선한다면 먼저 시행한 곳은 항상 ‘설겆이하는 사람이 그릇을 깨뜨리는 격’이 되는 것이 아닌가 건교부에 묻고 싶다.

 건교부는 이미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곳에 대해서는 국비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든지 아니면 향후 모든 업무를 중앙부처가 선두에서 추진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N씨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전산사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