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대부분 발표됐다.
일부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금융감독원 실적발표 이전에 미디어를 통해 자랑하듯 앞서 발표했다. 실적을 자랑한 기업들은 대부분 오프라인 기업들이다. 자동차·섬유에서부터 건설에 이르기까지 지난 상반기 경기는 괜찮았다. IT부문에서 통신서비스업체들도 괜찮은 성적표를 내놨다.
문제는 IT부문이다. 일부 전자상거래와 인터넷업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향상된 실적을 보여줬다. 이익이 늘어나는가 하면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되는 기업도 있었다. 그러나 IT기업 대부분 지난해 실적에 못미치는 형편없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를 IT경기의 불황 정점으로 생각했지만 올 상반기는 그보다 더했다. 온통 적자지속이나 적자전환으로 고개를 들 수 없는 성적을 받았다. 올 상반기는 IT가 경제 우반에서 열반으로 확실히 전락하는 시점이었다. 지난해는 올해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우반에서 열반으로 전락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열반에서 다시 우반으로 반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즉 앞으로의 IT경기가 문제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IT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IT산업은 당분간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치상의 경기나 체감상의 경기 모두 밝지 않은 상태다. 일부 인터넷기업들은 지리한 적자행진을 마치고 흑자대열에 올라서기는 했으나 IT경기를 단기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IT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경기 사이클은 주기적으로 변하고 산업의 흐름 역시 사이클 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형편없는 IT기업들의 실적은 질책받아 마땅하지만 IMF의 끌차 역할을 했고 미래 한국경제의 디딤돌이 될 IT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IT는 영원히 꿈을 먹고 사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풀죽은 IT기업들에 다시한번 힘을 북돋워 주어야 할 때다. 꼴찌에게도 힘찬 기립박수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