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의 중소기업이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공로는 매우 지대하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우리 중소기업 종사자들에게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볼멘 목소리는 예사롭지가 않다.
한마디로 중소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적고, 또 대기업에 억눌려 경영의욕이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얼마전 중소기업협동중앙회가 800여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중소기업인 경영의욕 저하 요인 조사’ 분석에서도 잘 나타나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경영의욕이 해가 갈수록 저하됨은 물론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대금 지급 지연과 납품단가 이하 요구 등의 불합리가 중소기업의 경영저하 요인으로 나타나있다. 게다가 당국이 주도하고 있는 주5일 근무제 도입과 4대 사회보험 비용부담 증가, 신용대출의 어려움, 고질적이고 만성적인 인력구인난 등도 기업들의 사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영의욕 저하 요인들이 오늘 갑자기 발생한 것들이 아니고 매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근본대책이나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경영의욕 저하 요인 중에는 시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발생하는 요인도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대기업에 대한 불만요인으로 드러난 불합리한 납품단가나 대금결제 지연, 인력조달 불균형, 자금조달난 등 대부분의 요인들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것들이다.
당국 역시 그간 중소기업에 대한 많은 지원책을 강구하는 등의 노력은 하고 있으나 그 정책들이 실현되고 밑바닥 기업체까지 체감을 느낄 수 있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또 중소기업들로서는 대기업과는 달리 어렵고 불필요한 여러 절차를 거쳐야만 겨우 일이 성사될까 말까하는 실정이다.
바라건대 당국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또 대기업들도 호응해 중소기업 살리기와 이들 종사자의 경영의욕 및 사기 진작을 위해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중소기업들이 항상 대기업의 시녀 역할만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당국이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우선해 펼쳐가고 또 대기업에 의존하는 정책 위주로 나아간다면 언제까지 중소기업은 헤어날 수 없게 되고 ‘중소기업 활성화’는 말뿐인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따라서 당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부담을 가급적 줄여나가고 신용대출의 절차 등 형식적인 면도 과감히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또 대기업 역시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기업도 상존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대한 불만요인으로 삼고 있는 제 요인들을 해소함으로써 중기의 사기를 높여주는 방향으로의 발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박동현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