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 소액주주 `귀하신 몸`

새롬기술의 경영권다툼 과정에서 주주를 설득하기 위한 회사의 사업방향 제시가 뒷전으로 밀리고 부도덕 논쟁과 소송으로 비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2일 최대주주로 올라선 새롬벤처투자 홍기태 사장측과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측이 치열한 경영권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해외사업(다이얼패드) 투자와 인터넷전화 사업 등에 대한 사업비전에 대해서는 양측이 하나같이 입을 다물고 있다.

 홍 사장측은 “아직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내부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사업비전을 밝히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였다”며 “당초 계획된 투자설명회(IR)를 취소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 사장측은 “주주들을 설득시키고 이들의 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경영방침을 내부적으로 구상하고 있으며 새롬기술 직원과의 합의도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 사장측도 홍 사장측이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방침을 발표하는 것은 공격의 대상이 될 위험이 많다고 판단하고 말을 아끼고 있다.

 오 사장측은 “다이얼패드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해 손실을 보는 등 새롬기술의 경영상 결정사항을 문제삼고 있는 홍 사장측에서 나름대로의 경영방침을 먼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 사장측이 이사진의 재구성을 위해 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낸 데 이어 홍 사장측도 오 사장의 허위공시건의 책임을 묻는 해임건의를 안건으로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법원에 제출해 양측의 경영권 다툼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주총이 열리는 10월께나 판가름날 전망이다.

 양측은 주주명부를 확인할 수 있는 주총 45일 전쯤에나 구상하는 사업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하고 소액주주들의 위임장을 확보하는 경쟁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조심스러운 부분은 인정하지만 주주의 이익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양측이 새롬기술의 미래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위해 입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