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술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세계경제가 자본·노동 중심에서 지식과 창의력이 주도하는 지식기반 경제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 등 전통 제품보다 애니메이션·게임·캐릭터·음악·방송프로그램·영화 등 문화콘텐츠의 부가가치가 훨씬 높아지는 것도 산업의 중심축이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지식산업으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특히 문화콘텐츠의 경우 그 자체가 고부가가치를 가진 차세대 성장산업이기도 하지만 문화상품 소비자들이 곧바로 그 나라의 제조상품 소비자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후광효과가 더욱 기대되는 유망 산업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세계 각국이 문화콘텐츠 산업육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얼마나 많은 콘텐츠 자원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이디어와 문화를 파는 디지털경제 시대의 핵심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문화콘텐츠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5년 이내에 세계 5대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끌어올리기로 한 것은 가닥을 제대로 잡은 정책이라고 본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창의적 문화콘텐츠 산업 강국 실현의 주요 골자는 △해외시장 진출 최우선화 △문화콘텐츠 창작역량 강화 △산업 인프라 발전기반 구축 △지방문화산업 활성화 △지원체계 정립 등이다.
물론 최우선 과제는 해외시장 진출 확대다. 일본·영국·스페인·중국 등 전략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투자로드쇼를 확대하고, 해외시장을 전략산업별로 집중 공략해 현재 1% 내외인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 점유율을 5년 내에 5%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시나리오 공모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면서 문화콘텐츠 창작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문화원형콘텐츠 사업을 통해 확보한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관리·제공할 수 있는 한국문화콘텐츠리소스센터도 운영하게 된다. 이외에도 문화콘텐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장르별 특화 교육사업을 통해 오는 2007년까지 7만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핵심·응용·애로기술 및 차세대 전략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지원사업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모두가 문화콘텐츠 산업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조치들로 실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 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규모경제의 장벽과 절대적인 물량부족 문제다. 또 업체의 영세성과 취약한 경쟁력을 해결해야 하며 문화콘텐츠 전문 펀드와 초고속통신망과 디지털 위성방송 등에 활용할 콘텐츠 등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우수한 문화콘텐츠 창작 개발을 위한 사전제작 지원을 강화하고, 유망 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 등을 서둘러야 한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21세기 개방경제체제 아래서 크게 흔들리고 있는 우리의 수출기반을 안정시키는 방법은 일등상품·일등서비스·일등콘텐츠로 승부하는 길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본다. 실제로 기술과 아이디어가 뒷받침된 최고의 제품이 아니면 글로벌화되고 있는 지구촌시장에서 버텨낼 수 없다.
일등상품의 부재는 국가경제의 몰락과 직결되고, 디지털시대로 접어들면서 문화콘텐츠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이야말로 국가적 최우선 과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