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오래 간다"

 반도체 산업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반도체국제생산능력통계(Sicas)가 하반기 반도체 수요 감소와 팹 가동률의 하락을 전망한 가운데 애널리스트들도 일제히 이와 일치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반도체국제생산능력통계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2분기 공장 가동률이 86.4%로 전분기 77.3%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나 3분기에는 전반적으로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망했다. 반도체국제생산능력통계는 개별 반도체 업체들의 공장가동률 전망치는 내놓지 않았다.

 또 2분기 반도체 생산능력은 주당 128만장(8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전분기에 비해 3만장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번 발표에 앞서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경우 2분기 공장가동률이 85%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 공장가동률이 7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메릴린치는 IT하드웨어 지출 전망치를 4% 하향 조정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팹의 가동률이 70%를 넘어서야 수익이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비록 최근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는 부분적으로 시장 사이클의 영향에 따른 것이며 전자제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체 수요의 절반에 해당하는 PC, 컴퓨터 등의 분야 침체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국제생산능력통계는 그러나 반도체 업체들이 기존 생산라인을 200㎚ 이하의 최신 공정으로 전환하고 있어 200㎚ 이하 공정의 생산라인 가동률은 현재 90% 미만에서 93.4%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PC 출하 중 55∼60%를 차지하는 기업용 PC 시장이 IT 지출 축소의 영향으로 침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 과잉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가격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애널리스트들은 하반기 개학 시즌과 크리스마스 시즌의 PC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일례로 ING베어링은 올해 전세계 PC출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6%에서 2.1%로 낮췄으며 내년은 14.2%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공급과잉률의 경우도 3분기에는 5.6%를 기록한 뒤 4분기에는 1.3%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으나 여전히 연내에 수급불균형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댄 헤일러는 “올해 1분기 상승했던 가격이 2분기에는 심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며 “PC수요 부진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