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원회(위원장 윤승영)가 가입자선로공동활용(LLU)과 관련, KT에 22일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나로통신은 그동안 KT와 LLU 관련 협정을 맺고 하나로측이 요청한 80여개 지역의 KT전화국 중 우선적으로 59곳에 상면을 제공하고 LLU 관련 설비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KT가 고의로 협조를 안해주는 바람에 상용서비스가 늦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해왔다. 실제로 현재 하나로통신은 KT의 협조가 제대로 됐다면 59곳 모두 상면을 확보해 설비 설치를 완료했어야 하나 현재 25개 지역만이 설비를 완료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KT는 하나로측에 성실하게 협조를 해왔다고 주장해왔다. 두 회사간 협의사항을 도출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25곳이나 되는 전화국별로 협조를 하다보니 편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설비를 설치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또 협정을 맺은 시기가 지난 6월 19일인 만큼 통상적으로 3개월간의 준비기간이 주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다음달 19일까지 완료하면 되기 때문에 협조를 안하고 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전화국을 직접 방문, KT의 협정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해온 통신위는 하나로측의 손을 들어줬다. KT측이 LLU 관련 협의사항을 ‘성실하게’ 준수하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게 된 것이다. 결국 KT측이 다음달 19일까지 설치협조를 하면 된다는 식의 주장을 펴고는 있으나 그동안 KT측의 비협조성을 들어 시정명령을 내리기에 이른 것이다. 통신위는 특히 KT의 비협조를 들어 비교적 중징계 해당하는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KT는 앞으로 하나로통신의 요구를 수용, LLU 관련 전화국 설비 설치에 대한 협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LU가 통신업계 비대칭 규제의 주요 수단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이의 준수 여부가 다른 규제 정책의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용어>LLU란?
가입자선로공동활용(LLU)은 시내전화사업자인 KT의 가입자선로(동선)를 활용해 타기간 통신사업자가 시내전화 또는 초고속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정부가 당초 통신업계 비대칭 규제의 주요 수단 중 하나로 내세울 만큼 주목받고 있는 제도다. 특히 후발사업자들은 KT가 가입자선로를 기반으로 한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불공정 행위를 남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LLU를 통신업계 공정경쟁 환경 조성의 키워드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