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정보보호산업 중요성

 ◆오길록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우리나라가 초고속인터넷 선진국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을 통해 한국의 IT 실력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에 대한 찬사가 쇄도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 및 활용·응용 면에서 IT 선진국 대열에 꼽힌다. 이제 우리는 자화자찬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발판으로 다음 단계의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현재 인터넷에 대한 수익모델이 정착되지 않아 기존 통신사업자도 어디에 투자를 우선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인터넷의 경제적 기여도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말할 필요없이 사회 전분야에 걸친 인터넷의 영향은 실로 지대해 인터넷은 과학기술의 한 줄기로서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고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또한 신드롬처럼 퍼지고 있는 ‘전자정부 구축’ ‘전자상거래’라는 용어에서 단면적으로 볼 수 있듯이 인터넷은 조직운영체제와 상품유통체제를 새롭게 진화시키고 있다.

 인터넷 사회로의 전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현시점에서 다음 단계의 목표로 인터넷의 활성화·효율성 추구, 국민복지 증진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인터넷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의 제공이 선행돼야 한다.

 초고속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현재까지 라우터를 위시한 각종 인터넷 통신장비의 고속화가 통신장비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 통신장비시장은 이미 선진 통신장비업체에 선점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초고속인터넷 환경을 십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정보보호산업이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 ‘세계 최고의 정보인프라 구축’이라는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도 신속하게 정보보호기술 개발이 착수돼야 할 것이며, 또한 안전한 인터넷을 위한 기술 개발은 고속인터넷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정보보호산업을 위한 기술 개발 전략을 구상하기에 앞서 정보보호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 변화를 살펴보면 과거의 인식은 침입차단시스템·침입탐지시스템 등 주로 솔루션 중심의 보안제품을 구매, 자체적인 정보보호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 보안은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의 입장에서 보안을 선택하게 하는 결과를 낳아 사용자가 구매한 정보보호제품간 호환성이나 시스템 전체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바야흐로 최근에는 정보보호산업의 수요자뿐 아니라 공급자에게도 보안 인프라를 구축,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정보보호체계 구현의 새로운 인식들이 확산돼가고 있다. 또한 개별적인 보안솔루션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안솔루션 패키지화·정보교환 표준화의 개념 등이 등장하게 됐다.

 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보안체계 구축에 대한 변화도 동반했는데 과거에는 주로 시스템차원에서 개별적인 보안제품을 도입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이루지던 것에 반해 현재는 서비스별 또는 사업별로 인프라를 도입·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미래의 보안체계에서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보안정책 및 지침을 개발하고 체계적인 조직을 구축해 보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사적인 보안 인프라 구축은 보안서비스 제공 외에도 향후 추가적인 서비스가 개발될 경우 정보보호 기능을 별도로 구현하지 않고도 필요에 따라 중앙집중적 관리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보보호에 대한 인식 변화에 따라 보안체계 구축도 통합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통신 인프라 확충 노력과 관련 업계의 부단한 기술 개발 덕택으로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정보보호산업은 기존 국내 IT산업을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정보보호 자체 시장도 확대되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의 정보보호산업육성이 절실한 때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