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샌프란시스코 사진 작가가 디지털 사진 기술을 이용해 샌프란시스코시 전체를 샅샅이 살펴볼 수 있는 정밀 디지털 지도를 제작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한 픽셀 한 픽셀, 사진 한장 한장 마치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25마일 크기 분량의 사진을 찍어 컴퓨터에 담고 있다. 마이클 콜러 가 이 방대한 작업에 이용하는 것은 소형 디지털 카메라 한대다. 그는 이 카메라를 들고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거리를 다니면서 수많은 사진을 찍어대고 있다. 그는 카메라와 5피트 높이의 삼각 사진받침대를 들고 그가 정한 루트에 따라 거리 곳곳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카메라 뷰파인더로 빌딩 하나 하나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그의 모습은 집념이 강한 여행자나 범죄 대상을 노리는 강도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디지털 이미징 기술을 이용한 그가 말하는 ‘완벽한 도시(Seamless City)’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디지털 사진 기술과 미술가적 창작력을 결합시킨 최초의 시도이기도 하다.
그는 “사람들이 내가 미쳤다고 하지만 나는 6년동안 이 일을 꿈꿔왔다”며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이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돼 이 일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구적 과학자이자 사진가인 에드위어드 무이브리지의 영향을 받아 ‘완벽한 도시’ 작업에 사실성과 창작성을 접목시켰다. 이 프로젝트에는 도시의 가장 유명한 장소에서부터 자갈더미가 쌓인 공장지대가 모두 들어있다.
그가 완성한 샌프란시스코 디지털 지도 일부분은 이미 볼 수 있다. 도시 블록의 이미지를 종이와 잉크를 이용해 기존 삽화 형태로 인쇄해 볼 수 있으며 전체 도시 전경의 경우 가상공간에 자리잡고 CD 롬으로 보고 검색해 볼 수 있다.
그는 “컴퓨터와 디지털 카메라, 디지털 프린터가 없었으면 이 방대한 작업을 감히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며 “베이지역(샌프란시스코만 주변 실리콘밸리)은 이런 기술 대부분이 개발, 발전된 장소로 이런 작업을 하기에 완벽한 장소다”고 설명했다. 콜러는 이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미술품 사진 인쇄에 주력했었다. 디지털 사진 도구가 부상하자 사진에 대한 그의 오랜 관심이 더욱 커졌다. 그는 수년 전 ‘포토숍’ 같은 프로그램을 스스로 배워 종이 대신 컴퓨터를 이용해 사진 콜라주를 조합할 수 있게 됐다. 그 뒤 그는 일반 필름으로는 불가능한 초대형 디지털 연속 사진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2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을 못했을 것”이라며 “최근에 여건이 좋아져 올해부터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거리 촬영 작업에서 카메라와 삼각대, 소형 20Gb 디지털 ‘지갑’만 갖고 다닌다. 이 디지털 지갑은 메모리 용량이 차면 카메라의 영상을 저장하는 데 이용한다. 그의 ‘완벽한 도시’의 일부는 올 봄 샌프란시스코 오픈 스튜디오에서 일부 선보였는데 그는 자신의 작업실에 열린 공간을 마련해 다음달 초 더 많은 부분을 공개하고 동시에 일부 작업 성과를 판매, 프로젝트 예산의 일부를 충당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1년 안에 끝낼 계획인 그는 완성된 지도의 일부를 판매하고 일부는 박물관과 도서관에 기증할 방침이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