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C·전자신문 제휴-IT마켓뷰]세계 IT서비스 시장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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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선/한국IDC 서비스 리서치그룹 선임연구원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정보기술(IT) 부문도 유례없는 불황을 겪은 가운데 IT 서비스 산업 역시 이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IT 서비스 여러 영역 중에서도 특히 프로젝트성으로 제공되는 시스템 통합(SI) 서비스나 커스텀 애플리케이션 개발 서비스 부문은 전년대비 각각 1%와 0.4%의 성장을 기록하며 가장 극심한 성장둔화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분식회계 파문과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미국 경기의 회복이 지연되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세계 경기의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어 올해 말까지 세계 IT 서비스 시장은 현저한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오는 2006년까지 12.4%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고에서는 세계 IT 서비스 시장의 양상과 시장성장 촉진 및 저해 요소를 살펴본 후 향후 시장을 구성요소 및 지역별로 전망해본다.

 

 엔론 및 월드컴 회계 부정사건은 미국은 물론 세계 IT 서비스 산업 경쟁구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즈니스 컨설팅을 기반으로 통합적인 IT 서비스를 제공해 오던 이른바 ‘빅5’ 회계법인의 컨설팅 부문들은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던 상황에서 모기업으로부터 보다 신속한 분리를 추진하도록 압박을 받았다. 액센추어·KPMG 컨설팅·언스트앤영이 우선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밟은 가운데 IPO를 준비하던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컨설팅이 지난 7월 IBM에 의해 전격 인수됐고 딜로이트컨설팅만 향배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과거 IT 서비스 영역으로 단독 진출을 표방했던 대부분의 통신업체들의 경우 한, 두 기업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움직임이 상당히 위축됐다. 지난 1990년대 무분별하게 과다한 규모의 부채를 만듦으로써 오늘날에는 보유자산과 사업에만 집중해야 하는 손익구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많은 통신 업체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IT 아웃소싱 서비스에 상당히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기에는 내부 역량이 절대 부족함을 인식하게 됐다. 이러한 인식은 통신 업체들에 IT 아웃소싱 전문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시장진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IT 서비스 시장의 또 다른 변화는 하드웨어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IT 서비스 시장 공략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많은 하드웨어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IBM이 성공적으로 서비스 중심 기업으로 변모했다는 인식은 보다 다른 하드웨어 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시켰다.

 올 상반기 델컴퓨터의 경우에도 서비스 영역의 확대를 선언한 상황이다. 다수의 업체들이 서비스 중심의 기업으로 변화하는데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시장 움직임 자체가 기존 업체들의 서비스 구도와 시장 가격구조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IBM의 PwC컨설팅 인수로 인한 비즈니스 컨설팅 역량 강화와 컴팩컴퓨터와 합병한 HP가 IT 서비스 사업의 확대를 대대적으로 표방하고 있는 점은 IT 서비스 업계 경쟁 구도에 변화를 충분히 예상토록 하고 있다.

 한편 향후 IT 서비스 시장은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그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이 점차 성숙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 휴대폰이나 PDA 등을 포함한 소형 포터블 컴퓨팅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고 있으며 컴퓨팅 디바이스의 컨버징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무선통신기술의 발전은 시간과 장소에 무관한 정보의 가용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이른바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의 개념을 확산시켰다. 이러한 신기술 활용에 기업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퍼베이시브 컴퓨팅은 이제 IT 인프라에 대한 기업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T 서비스 업체들은 기업이 무선업무 환경을 구현하는 가운데 시장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나아가 무선 기술은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고객 서비스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년간 IT 프로젝트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창출에 집중되어 온 반면에 최근엔 효율성 증대 및 비용절감과 같이 기업 내부의 이슈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웃소싱 시장의 활발한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기존에 구축된 애플리케이션의 통합으로 관심을 전환함에 따라 SI분야는 상대적인 성장 둔화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향후 몇년간 통신이나 인터넷 부문에서 서비스제공업체(xSP)들이 시장 점유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xSP들의 사업 인프라 구축을 통해 IT 서비스 업체들은 시장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정 비즈니스 이슈나 기능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IT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IT 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경기침체가 제한된 기간 내에 수행하는 SI나 커스텀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같은 프로젝트성 IT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지체시켜 왔으나 올해 세계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이러한 잠재 수요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글로벌라이제이션 및 인수·합병 추세 역시 지속되면서 IT 서비스 산업에 대해 계속 시장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IT 서비스 시장 성장의 저해 요소도 엄연히 존재한다. 기업의 IT 투자에 대한 회의는 IT 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국의 경기 불황이 부동산 및 금융 경제상의 이슈로부터 야기된 것과는 달리 지난해 경기침체는 디지털 경제 하에서 IT에 대한 지나친 강조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업 전반에 걸친 기술 활용이 여전히 기업 성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많은 기업이 기술 투자에 대해 일단은 주저할 것으로 점쳐진다.

 ‘버블 효과’는 올해 여전히 기업들이 IT 투자를 솔루션이 아닌 문제점으로 인식하도록 만들면서 IT 서비스 시장의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IDC는 2003년엔 이러한 기업의 IT 투자에 대한 회의도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의 IT 비용 삭감에 따라 IT 프로젝트가 세부 단계별로 개별 계약이 체결되면서 프로젝트 관리업무를 기업내부 직원이 직접 담당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IT 서비스 시장의 성장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IT 부서도 2001년 팽배했던 감원태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에 IT 담당 직원들이 이미 업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가중된 프로젝트 관리업무에 적절히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은 전반적인 미국 경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된 대로 여전히 경기 불안정의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특히 경기회복이 기업부문보다는 소비측면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세가 개선됨으로써 해외 수출시장이 활기를 띠며 경기침체의 영향을 최소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기업이 IT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IT 투자를 주저함으로써 다른 지역의 기업에까지 그 파급효과를 미쳐 IT 서비스 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 표 : IT 서비스 시장의 성장 촉진 요소 및 저해 요소

 

 지난해 세계 IT 서비스 시장은 전년대비 6.5%의 성장률을 보이며 약 3490억 달러의 규모를 기록, 기업의 IT 비용삭감에 따른 급격한 성장 둔화를 나타냈다. 특히 프로젝트 기반에서 제공되는 SI 서비스나 커스텀 애플리케이션 개발 서비스 부문은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수요 급감으로 극심한 둔화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향후 세계 IT 서비스 시장은 두 가지 방향으로 경기회복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IT 서비스 시장 전체로는 다소 더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10.6%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오는 2006년까지 향후 5년간 12.4%의 CAGR를 보이며 62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완만한 경기성장은 IT 서비스 시장의 연간 성장률에 있어 각 서비스 영역별로 비대칭 구조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는 서비스 영역이 있는 반면 성장률 둔화가 심화되는 영역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IT 아웃소싱은 이러한 경기 여건으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되지만 IT 컨설팅과 같이 상대적으로 덜 시급하다고 여겨지는 분야는 여전히 그 진행이 보류될 것이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는 SI나 커스텀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같은 프로젝트성 서비스 영역에 대해서도 그 동안 억제되었던 잠재수요가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이 경우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기업의 기존 시스템 및 플랫폼의 통합을 목표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 표2 : IDC의 IT 계약형태(engagement types)에 따른 시장 분류

 

 지역별로 IT 서비스 시장을 살펴보면 미국·캐나다 등 북미와 중남미를 포함하는 미주 지역이 지난해 1800억달러 규모로 가장 큰 IT 서비스 시장을 형성했다.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그 격차를 상당부분 좁혀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5년 동안도 시장규모면에서는 특히 미국이 11.8%의 연간 성장률을 나타내며 가장 큰 IT 서비스 시장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현저한 시장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동유럽 및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인데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향후 5년간 21.9%의 연간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역내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미국 시장의 소비 감소에 따라 경기 하락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급성장에 힘입어 2001년 전년대비 약 16%의 성장률을 구가했다.

 일본의 경우 IT 서비스 시장은 2001년 전년대비 4.1% 줄었는데 이는 경기침체 그 자체보다도 2001년 달러 대비 11%의 엔화가치 하락에 기인한다. 그러나 단일 국가 시장으로는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유럽 시장은 경기 침체 가운데서도 아웃소싱 시장의 활발한 성장에 힘입어 2001년 약 11%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이는 2006년까지 연간 성장률인 12.3%보다 약간 낮은 수치로서 IT 컨설팅이나 교육 등 시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시장 전망을 상대적으로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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