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안정되고 정보기술(IT) 기반시설까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싱가포르가 최근 분쟁이 잦은 인도를 대체하는 데이터 백업센터로 각광받고 있다.
27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에서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 SW업체는 물론 인도 등 IT서비스 업체들이 최근 컴퓨터 시스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데이터 백업 센터를 속속 싱가포르로 옮기고 있다.
미국 SW업체인 i게이트는 지금까지 SW 개발본부 및 백업센터를 대부분 인도에서 운영해왔으나 최근 인도가 파키스탄과 분쟁이 잦아지자 데이터 백업 센터를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북미와 유럽 등 5대주에 걸쳐 500여개 기업들에 각종 SW 공급 및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 회사는 앞으로 SW를 개발하는 업무도 사회가 불안한 인도 대신 싱가포르와 중국 등에 분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의 대표적인 IT서비스 업체인 폴라리스SW도 최근 데이터 백업센터는 물론 일부 SW개발 인력까지 싱가포르에 진진 배치시켰다. 시티은행 등 전세계 금융 회사들을 주 고객으로 하고 있는 이 회사 아룬 제인 사장은 “컴퓨터 시스템의 안전을 생명으로 하는 고객 회사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백업센터를 싱가포르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최근 IT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IBM도 기존의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던 3개의 SW개발 및 고객센터를 확장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9·11테러에 이어 최근 인도에도 사회불안이 가중되면서 전세계 IT서비스 업체들이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잇따라 싱가포르로 물려들면서 싱가포르에서는 IT서비스 관련 업체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최대 통신 사업자인 싱가포르텔레콤이 합작 설립한 페일세이프(FailSafe)사의 경우 최근 쇄도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건설한 지 2년 밖에 안 되는 데이터웨어하우징 센터의 시설규모를 다시 2배로 늘리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회사 IDC는 오는 2006년 인구 400만명이 살고 있는 도시 국가 싱가포르의 SW개발 및 IT 서비스 관련 시장 규모가 현재 6억5000만달러(약 7800억원)에서 13억달러(1조56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